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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값 512만원까지 치솟을수도"…트럼프발 '관세전쟁' 후폭풍

중앙일보 위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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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값 512만원까지 치솟을수도"…트럼프발 '관세전쟁'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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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이 보복에 맞보복을 주고받으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무역 균형과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명의 성명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 예측에 따르면 두 경제권 간 상품 교역은 최대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입구 옆 보행자 신호등. 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입구 옆 보행자 신호등. EPA=연합뉴스


그러면서 “글로벌 무역의 약 3%를 차지하는 양대 경제 대국간의 보복성 관세 맞대응(tit-for-tat)은 전세계 경제 전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광범의한 함의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선 관세를 총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시점에 나왔다. 전날 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34%에서 84%로 올리며 맞불 대응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재보복성 관세를 물린 것이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WTO는 또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할 경우 후유증은 양국에만 국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세계 경제가 각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두개의 경제블록으로 갈라지면 전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약 7% 감소할 수 있다”면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여러 제품에 대한 주문을 취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9일 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중국, 베트남, 태국을 포함한 18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후 (이들 국가에서) 비치체어, 스쿠터, 에어컨 및 기타 상품에 대한 주문이 중단됐다”고 했다.


주요 고객이었던 미국 업체의 발주 취소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의 소규모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최근 의류 주문 취소로 인해 광저우의 소규모 공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에 의류를 수출해온 몇몇 공장은 관세 정책이 좀더 명확해지기를 기다리며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셔츠 공장 주인은 “수출하지 못하면 주문이 줄어들고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은 엄청나다”고 토로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에 있는 '돌진하는 황소'. 세계 금융가의 중심은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에 있는 '돌진하는 황소'. 세계 금융가의 중심은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AFP=연합뉴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월가에서는 애플이 아이폰을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제조할 경우 가격이 3500달러(약 512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술주 분석의 달인’으로 꼽히는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아시아에 구축된 매우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재현해야 하기 때문에 만약 미국에서 아이폰이 만들어진다면 현재 가격인 1000달러(약 146만원)의 세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아이브스는 “애플이 전체 공급망의 10%만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3년간 약 300억 달러(약 43조원)가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산 아이폰 생산은)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매장에 진열된 애플 아이폰.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매장에 진열된 애플 아이폰. AFP=연합뉴스


중국 공장이 현재 아이폰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對)중국 상호관세가 적용된다면 아이폰 가격은 크게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로젠블렛증권은 애플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할 경우 아이폰 가격이 43% 상승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생산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아이폰 가격이 약 30% 오를 수 있다”고 방송에 말했다. 이와 관련, CNN은 “애플이 이미 중국 이외 생산 기지로 인도와 브라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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