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바우만의 액체 시리즈…'불안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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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최적화라는 환상 = 코코 크럼 지음. 송예슬 옮김.
저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을 공부했고 실리콘 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하며 과학 컨설팅 업체를 운영했다. 한때 그의 마음을 차지했던 개념은 최적화와 효율성의 극대화였다. 그는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많은 모델을, 더 많은 해법을" 추구했으나 정답처럼 추종했던 최적화와 효율성이라는 가치에 의심을 품고 2020년 무렵부터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책은 그들과의 만남과 '최적화'에 대한 여러 취재를 거친 결과물이다. 저자는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기업가 샘 올트먼,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재배를 반대하는 농부, 멸종 위기 버펄로 복원에 인생을 건 토착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훑으면서 최적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저자는 효율성과 수익성의 탈을 쓴 최적화의 불도저가 '여유'와 '장소'와 '규모'를 역사의 뒤꼍에 파묻어버렸다고 주장한다. "더 많이. 더 좋게. 더 빨리"란 표현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이제 일상까지 장악해버렸다.
저자는 최적화와 효율화의 광적인 추구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관계, 삶의 질, 여유 등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복원할 때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최적화와 효율화를 맹신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욕망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적화는 우리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 게 아니라 가짜 과잉을 주입했다…. 우리가 통제의 고삐를 늦춘다면 약간의 여유와 장소를, 혹은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에 들어맞고 보탬이 되는 다양한 개인들'을 되찾을 수 있다."
위즈덤하우스.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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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의 기원 =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박지선 옮김.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책으로, 그의 '액체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저자가 고체처럼 고정돼 있던 기존의 제도, 풍속, 도덕이 해체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시대를 고찰한 결과를 담았다.
책에 따르면 계몽주의자들은 자유, 평등, 박애를 개념화했다. 또한 두려움을 길들이고 두려움의 원인이 되는 위협을 제어하는 일이 한 번의 노력으로 끝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유동적인 현대 사회에서 두려움에 맞서는 개인의 싸움은 평생에 걸친 과제가 됐다. 삶은 두려움에서 조금도 자유로워지지 않았고, 그 삶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유동적인 현대 사회는 위험과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 위기, 핵 문제, 환경 오염, 사회 문제, 종교 근본주의 등 '위험의 빙산'은 곳곳에 숨어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극대화됨에 따라 현대인은 언제 어디에서나 액체처럼 출렁이는 위험 앞에서 불안을 느낀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산초당. 39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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