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주연 라미 말렉 화상 간담회
영화 '아마추어'에서 주인공 찰리 헬러 역을 맡은 배우 라미 말렉.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간과됐던 사람이 특별한 일을 해내는 언더독 스토리인데, '보헤미안 랩소디'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9일 영화 '아마추어' 개봉을 계기로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난 라미 말렉(44)은 기존 스파이 스릴러와의 차별점으로 '언더독' 주인공을 꼽았다. 프레디 머큐리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보헤미안 랩소디'(2018) 또한 그런 작품이라면서다.
영화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CIA(미 중앙정보국)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라미 말렉)가 살해된 아내 세라(레이첼 브로스나한)의 복수를 위해 탁월한 두뇌와 기술로 테러 집단에 맞서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적들을 차례차례 제거해가는 스토리는 흔한 서사 구조지만, '아마추어'는 주인공 찰리가 총을 쏠 수 없는 유약한 인물이란 점에서 차별화된 전개를 택한다. 복수를 위해 스파이 요원 교육을 받는 그는 총기 대신 해킹과 분석이라는 자신의 천재적인 능력을 활용해 아내를 살해한 적들을 제거해간다.
라미 말렉은 "찰리 캐릭터를 구축하며 감독과 슬픔의 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찰리는 '북극성'같은 인물로, 머리가 굉장히 좋지만 인간적인 면이 돋보여서 취약성도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상실은 그가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는데, 도덕적 경계가 모호해지고 본인의 신념 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고 질문을 던지며 고통 받는다"면서 "관객들이 이 여정을 따라가며 응원하면서도 '나라면 어떻게 할까' '무엇이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것인가' 등의 질문을 하게 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영화 '아마추어'의 주인공 찰리 헬러(라미 말렉)는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위해 천재적인 해킹 능력으로 테러 집단에 맞선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그는 또 "과소 평가된 사람이 영웅으로 거듭나는 스토리의 이 영화를 보고서, 관객들이 나이 불문하고 용기와 끈기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기 내면의 강인함을 찾았으면 좋겠다"면서 "영화가 한국에서 각색된다면 큰 영광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국내 흥행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묻자, "훌륭한 한국 영화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좋아하기에,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걸 알고 너무나 영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화상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제임스 하위스 감독은 1981년 출간된 동명 원작 소설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책이 발간된 냉전 시대의 정치·문화·기술적 맥락을 현대화하는 작업에 임했다"면서 "당시엔 없었던 휴대전화, 지금은 보편화된 감시 기술은 영화를 재미있게 해주는 자산인 동시에 연출자 입장에선 또 다른 도전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주인공이 기술을 무기로 활용하는 인물인 만큼 CIA로부터 자문 받고 경험을 공유 받기도 했다"며 "우리가 상상하는 기술에 대해 문의하니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서 놀랍고도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정현목 문화선임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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