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완규 법제처장이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
이완규 법제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자신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한 권한대행이 결정한 것을 존중할 따름”이라고 9일 밝혔다. 자진 사퇴 촉구에는 “(의견을) 잘 참고하겠다”고만 했다. 사퇴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이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박 의원은 이 처장을 향해 “최소한 법조인의 길을 걷고 윤석열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대통령을 위해 일했다면 6년 동안 헌법재판소를 망치지 말고 (자진 사퇴를) 결단해달라”고 촉구했으나, 이 처장은 잠시 침묵한 뒤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잘 참고하겠다”고만 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이 처장의 지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집사 변호사 아닌가”라며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라고 했다. 어떻게 파면된 윤석열의 최측근 이완규 처장을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우리나라 헌재 권위를 능멸을 시킬 수가 있는가”라고 한 권한대행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분노하고 전 국민이 경악하는 이 지명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구국 차원에서 한 권한대행을 탄핵시켜야 한다. 설사 헌재에서 다시 (기각·각하 결정으로 탄핵소추안이)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업무를 중지시키지 않으면 알박기 인사가 계속돼서 나라가 망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 가능한 권한 범위를 두고 이 처장과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해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은 자제해야 한다는 게 헌법과 법률의 일관된 정신이다’ 이 말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이 처장은 “필요성이 있으면 권한대행이 (헌법기관 임명도) 할 수 있다는 게 많은 사람의 의견이라 전체적인 상황에서 제가 동의한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방금 제가 드린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라 한 권한대행이 2024년 12월26일에 한 발언”이라고 짚으며 “이 처장은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대해 전체적으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퇴하겠다고 말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 처장은 “한 대행께서는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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