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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설영우가 세르비아 1부리그 우승자가 됐다.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다. 대표팀에선 존재감이 없는 그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수준 떨어지는 세르비아 1부리그 무패 우승은 그렇게 환호할 일도 아니다.
즈베즈다(승점 86)는 스플릿 라운드 7경기가 남은 가운데, 2위 파르티잔(승점 63)과의 승점 차이를 23점으로 벌렸다. 즈베즈다가 남은 7경기에서 모두 패배하고 파르티잔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두 팀의 순위가 바뀌지 않게 되면서 즈베즈다의 우승이 확정됐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무패 우승이다.
설영우는 이날 평소처럼 팀의 라이트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즈베즈다의 조기 우승 확정에 기여했다. 패스 성공률 90%, 키패스 2회, 유효슈팅 1회, 클리어링 3회, 태클 4회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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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우의 행보는 인상적이긴 하다. 유럽 무대 데뷔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풋붐'은 7일 "설영우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타이틀을 차지하며 빛났다. 설영우는 유럽 축구계에서 놀라운 방식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고, 즈베즈다 데뷔 시즌에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타이틀을 확보하도록 팀을 도왔다"며 설영우를 주목했다.
이어 "설영우의 흐름은 큰 성공을 거둔 황인범의 흐름과 비슷하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 세르비아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친 뒤 세르비아 리그와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올해의 선수로 지목돼 유럽 전역의 수많은 유명 클럽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며 "설영우는 아직 이적설이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길은 명확하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덕분에 축구 커리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황인범도 지난 2023-2024시즌 즈베즈다 소속 선수였다. 딱 한 시즌 활약했는데 자국 리그와 컵대회까지 총 두 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설영우도 해당 팀 소속 첫 시즌에 유럽 리그 우승자가 됐다.
그러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설영우 우승 직후 벨기에 구단 이적설이 흘러나온 것은 반갑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한 황인범처럼 좋은 구단으로 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설영우가 무슨 대단한 리그에서 큰 활약을 한 것처럼 열광하는 한국 축구팬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유럽에서의 1부리그 우승이지만,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리그 소속이다. 냉정하게 난이도가 높은 리그가 아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유럽 축구 리그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UEFA 국가별 계수(UEFA Country Coefficients)를 사용하고 있다. 이 계수는 각 국가 클럽들이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에서 최근 5시즌 동안 거둔 성적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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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설영우의 소속팀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1부리그는 유럽 개수 22위다. 중위권이란 뜻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생각하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지 못하는 리그다.
게다가 세르비아 1부리그는 경쟁팀이 너무 없다.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 리그 우승 확정으로 구단 통산 11번째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역대 최다 우승이다. 지난 2018-2019시즌부터 무려 7연속 리그 우승을 해냈다.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더 올라간다.
유럽 사정에 밝은 한 에이전트는 "세르비아는 즈베즈다와 라이벌 파르티잔을 제외하면 다른 팀들의 수준이 K리그1 하위권이나 K리그2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구장도 5000명짜리 홈구장을 쓰는 팀들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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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우가 클럽에서 보여주던 퍼포먼스가 대표팀에 오거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전술 차이, 조직력, 부담감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있지만, 상대팀 레벨을 고려 안 할 수 없다. 설영우는 세르비아 리그에선 상대 선수들의 수준이 낮다보니 수비수임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하고 슛도 자주 찬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리그가 바로 세르비아 리그다.
하지만, 설영우는 앞으로 대표팀 측면을 책임질 미래다.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선정될 정도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아시안 게임 금메달 덕분에 군복무 문제를 해결했다. 27살이 된 만큼 빨리 벨기에라도 가서 부딪힐 필요가 있다.
팬들도 설영우가 벨기에 가서 잘하면 그 때 박수를 쳐도 된다.
사진=연합뉴스 / 즈베즈다 SNS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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