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 파면 다음 날 보도
“한국이 겪은 혼란 종말 아닐 것” 외신 인용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남한 거리두기 계속
김정은, 특수부대 찾아 ‘현대전 역량’ 과시
“한국이 겪은 혼란 종말 아닐 것” 외신 인용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남한 거리두기 계속
김정은, 특수부대 찾아 ‘현대전 역량’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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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특수작전부대 훈련 기지를 방문해 종합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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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선고 다음 날 사실 위주로 간략히 보도했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고 남한과 거리를 두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했다.
북한 공식매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한국에서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 다음 날 관련 소식을 처음 보도한 것이다.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으며 북한 내부에도 알렸다. 기사는 노동신문 6면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중요 소식’란에 배치됐다.
신문은 “괴뢰 한국에서 4월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선고하였다”며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채택된 결정에 따라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즉시 파면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의 탄핵안이 가결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라고 한다”고 했다.
신문은 또 “AP통신, 로이터통신, 신문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헌법재판소가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하여 국회의 탄핵을 인용하였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공포가 파면으로 이어졌다’ ‘그간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한국은 정치적 혼란에 빠져있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한국 대통령이 탄핵되기는 두번째이다’ ‘이날의 파면 선고로 윤석열의 짧은 정치 경력은 끝났지만 수개월간 한국이 겪은 혼란의 종말은 아닐 것이다’ 등으로 긴급보도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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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실을 선고 다음날인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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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평하지 않고 사실관계 위주로 간략히 보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나오고 두 시간여 만에 신속히 보도한 것과 비교하면 시점은 늦어졌다.
북한이 2023년 12월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남한과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일 기자와 통화에서 “대북 강경 태도를 보인 윤석열 정권을 비난할 만한 소재인데도 그러한 논평을 배제하고 건조하게 보도한 것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남한에 대해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 김 위원장은 북한군 특수부대 훈련을 지도했다고 통신과 신문이 전날 보도했다.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노광철 국방상, 리영길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가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특수작전 무력을 강화하는 것은 현시기 우리 군 건설 전략의 주요 구성 부문”이라며 특수작전 능력 고도화를 위한 중요 과업들을 제시했다. 과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문은 “현대전의 발전 양상과 변화 추이에 맞게 특수작전 무력 강화를 위한 우리식의 새로운 전법과 방법론을 부단히 탐구 적용하고 실용적인 실전 훈련 과정을 통해 숙달”하는 것이 훈련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특수부대에 지급될 새 저격용 총을 직접 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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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특수작전부대 훈련 기지를 방문해 종합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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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통해 현대전 역량을 강화하고 있음을 선보이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러시아에 파병된 제11군단(폭풍군단)의 군단장이 김 위원장의 훈련 지도 현장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됐다. 홍 연구위원은 “파병된 병력의 군사적 성과와 현대전 노하우 체득, 추가 파병 가능성 등을 골고루 과시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노광철 국방상(장관)이 임명되기 전까지 국방상이던 강순남은 국방성 제1부상(차관)을 맡은 것으로 전날 김 위원장 보도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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