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34%씩 관세 주고받는 '치킨게임' 양상에 전세계 자본시장 출렁
국가별 상호관세 9일부터 발효…대통령 파면 韓 '리더십 부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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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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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하이라이트인 국가별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가 이번 주 중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모든 교역국의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 25%, 중국 34%, 일본 24%, 베트남 46%, 유럽연합(EU) 20% 등 57개 국가 또는 지역별로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0%의 기본관세는 지난 5일 0시 1분부터 이미 발효됐고, 국가별로 추가되는 관세는 9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상호관세 행정명령에는 '수정권한' 조항이 있어 향후 국가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게 했다.
국가별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인데, 관세 발효일인 9일까지는 불과 사흘 남짓밖에 남아 있지 않아 그사이 관세를 유예받거나 관세율을 조정받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대응해 10일(중국 현지시간) 낮 12시 1분부터 미국과 같은 34%의 관세를 미국산 수입품에 매기겠다고 맞대응하면서 관세 전쟁은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미 중국에는 두차례에 걸쳐 10%씩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 여부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마다 조만간 통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답해 왔지만, 아직 두 정상이 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
더구나 중국은 맞불 관세는 물론,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 1, 2위인 미국과 중국의 자존심을 건 무역 전쟁이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다우존스(-5.50%), S&P 500(-5.97%), 나스닥(-5.82%) 등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하루 전 5% 안팎의 급락에 이어 상호관세 발표 후 이틀간 10% 넘게 폭락했다.
나스닥은 최고점 대비 20% 하락하는 약세장에 진입하고 독일 닥스(-4.95%), 프랑스 까그(-4.26%), 영국 FTSE(-4.95%) 등도 급락하는 등 예상을 상회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율과 중국의 맞대응 등이 자본시장부터 크게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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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2025.4.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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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안정됐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또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한국의 1, 2위 수출 시장이어서, 양국 간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따른 교역량 감소는 한국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3월 12일)과 자동차(4월 3일)에 대한 25%의 품목별 관세에 이어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곧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 경제에는 비상이 걸렸다.
모두 한국 수출 주력 품목으로, 지난해 기준 자동차는 대미 수출품 1위, 반도체는 4위에 위치한다.
더구나 한국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인용 결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국가 리더십 부재인 상황이다.
6월 초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로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전까지는 권력 공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상호관세 대응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상호관세를 '혁명'에 비유하는 등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면서 "인내심을 가지라. 쉽지 않을 것이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인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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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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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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