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흔드는 0.2%]③'동전주' 투자자는 한국인?...투기장 된 미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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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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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내추럴라이프(BON)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
'0.73→1.44→0.61→0.46→0.45→0.35→0.26'
지난 3월13일부터 영업일 기준 1주간 나스닥에 상장된 본내추럴라이프(BON)의 종가는 고점을 지난 롤러코스터의 운행 족적과 흡사했다. 전날 0.73달러로 장 마감된 주가는 14일 장중 2.95달러를 찍으며 순식간에 4배가량 뛰었다.
정점에 도달한 주가는 찰나의 정지 이후 이날 1.44달러로 마감한 뒤 자유낙하를 했다. 다음날 0.61달러를 기록, 하루만에 동전주로 복귀한 뒤 1주일 동안 내리막을 달렸다. 지난 2일 기준 종가는 고점 대비 97% 하락한 0.07달러로 주저앉았다.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천연허브에서 추출한 성분을 연구 개발하고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 향료나 건강보조제를 납품한다. 1년 238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수익률이 -12.44%다.
이 회사의 주가 하락에 가속력을 높였던 반짝 상승기 올라탄 개미 상당수는 한국인으로 추정된다. 국내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나 증권 커뮤니티에서 이 회사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는 사연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확한 통계는 가늠하기 어렵다. 1달러에도 미치지 않는 '동전주'(penny stocks)는 주당 가격이 낮아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주목하는 미국주식 동전주는 데이몬(DMN), 리쉐이프라이프사이언시스(RSLS) 등이 있다. 2일 기준 각각 0.01달러, 0.45달러로 당장 상장 폐지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종목들이다.
하지만 거래량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데이몬의 경우 지난달 20~21일 각각 157만주와 211만주 거래됐지만 다음 거래일인 24일 3억410만주로 껑충 뛰었다. 지난 2일에는 8억3100만주나 거래됐다. 리쉐이프라이프사이언시스도 지난달 31일 104만주 거래됐으나 4월1일에는 2억5500만주 거래가 폭발했다. 이날 주가는 341.5% 폭등했지만 2일 -71.7%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애클라리온(ACON)은 서학개미가 집착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50달러 언저리에서 형성된 주가는 올해 초 129달러까지 찍었다가 현재 동전주로 전락했다. 이밖에도 SES AI 코프(SES), 리투스 테크놀로지 홀딩스(LYT), 비트 오리진(BTOG), 선내션 에너지(SUNE) 등이 토론방에서 거론되는 종목들이다.
서학개미가 동전주에 집착하는 배경은 크게 한몫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주로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타깃으로 삼는다. 공매도 세력이 포지션 청산을 위해 가격이 오르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를 노리는 투자다. 종목도 다양하다. 미국의 동전주는 2021년 12개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자금이 대거 유입된 여파로 2023년 400여개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적어 작전세력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테마주로 거론되거나 인수합병에 소재로 주목을 받지만 결과는 바닥에 내려앉는다. 미국에서도 이같은 동전주 투자 위험 때문에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정은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동전주 증가 및 시사점'에서 "나스닥 상장유지 조건으로 에선 최소매수가격이 주당 1달러 미만으로 30일 이상 유지하지 못하면 '180일X2회'의 준수기간을 통보받는다"며 "이 기간동안 10일간 주당 0.1달러 이하면 상장 폐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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