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달콤씁쓸한/ 앤 카슨/ 황유원 옮김/ 난다/ 2만2000원
노벨문학상 후보로 해마다 거론되는 캐나다 시인·번역가·고전학자인 앤 카슨(1950∼)의 초기 저술이자, 학문적 작업과 창작 행위를 뒤섞는 그의 문학세계를 예고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에세이 ‘에로스, 달콤씁쓸한(Eros the Bittersweet)’이 마침내 번역됐다. 1986년 발간된 이 책에서 카슨은 최초로 에로스를 달콤씁쓸한 것이라고 부른 고대 그리스 여성시인 사포(BC 600?∼?)를 언급하며 ‘에로스’ 개념을 탐구한다.
카슨은 에로스를 “‘필요’ ‘결핍’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25쪽)으로 설명한다. 에로스적 욕망은 언제나 여기 없는 그것을 향해 손을 뻗는 행위를 수반한다. 에로스는 늘 명사가 아닌 동사처럼 군다. 그 근본적 구성 요소는 결핍이다. 동시에 발생하는 쾌락과 고통이 바로 에로스의 증상이다.
그는 사포를 비롯한 그리스 서정시와 플라톤, 카프카·몽테뉴·톨스토이 등 일일이 거론하는 게 무의미할 만큼 수많은 작가와 사상가의 문학작품과 사료, 문헌을 경유해 탐구를 이어나간다. 기실, 책에 실린 35개 장 모두가 욕망의 대상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뻗는 동사의 몸짓을 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해마다 거론되는 캐나다 시인·번역가·고전학자인 앤 카슨(1950∼)의 초기 저술이자, 학문적 작업과 창작 행위를 뒤섞는 그의 문학세계를 예고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에세이 ‘에로스, 달콤씁쓸한(Eros the Bittersweet)’이 마침내 번역됐다. 1986년 발간된 이 책에서 카슨은 최초로 에로스를 달콤씁쓸한 것이라고 부른 고대 그리스 여성시인 사포(BC 600?∼?)를 언급하며 ‘에로스’ 개념을 탐구한다.
카슨은 에로스를 “‘필요’ ‘결핍’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25쪽)으로 설명한다. 에로스적 욕망은 언제나 여기 없는 그것을 향해 손을 뻗는 행위를 수반한다. 에로스는 늘 명사가 아닌 동사처럼 군다. 그 근본적 구성 요소는 결핍이다. 동시에 발생하는 쾌락과 고통이 바로 에로스의 증상이다.
앤 카슨/ 황유원 옮김/ 난다/ 2만2000원 |
카슨의 1981년 고전문학 박사학위 논문을 개작한 학술적 저작인 탓에 읽어내기는 수월하지 않다. 그러나 시인이자 번역가인 황유원의 섬세한 번역이 길잡이 노릇을 한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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