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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 했어야” 민주주의 정신 강조한 헌재…국회에도 쓴소리[윤석열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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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 했어야” 민주주의 정신 강조한 헌재…국회에도 쓴소리[윤석열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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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 결정을 낭독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의 목소리는 지난 변론 과정과 마찬가지로 차분했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뒤, 일정한 어조로 탄핵심판의 쟁점을 하나씩 짚어 내려가던 문 권한대행의 목소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지’를 설명하는 구간에 이르렀을 땐 다소 높아지기 시작했다.

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윤석열)이 취임한 이래 야당이 주도한,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로 인해 여러 고위공직자의 권한행사가 탄핵심판 중 정지됐다”며 “그 과정에서 피청구인이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해 어떻게든 이를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정치권의 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가 헌정사 최초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증액 없이 감액만 포함된 2025년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던 점 등을 언급하며 “피청구인이 수립한 주요 정책은 야당의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 시켜 피청구인의 재의요구(거부권)와 국회의 법률안 의결이 반복되기도 했다”고 당시 정치권의 대립 상황을 지적했다.

파면 결정을 선고하는 22분간 내내 정면과 자신의 앞에 놓인 결정문 사이를 오가던 문 권한대행의 시선이 이때만은 심판정에 앉아 있는 국회와 윤 전 대통령 측을 향했다. 문 권한대행은 국회 측으로 고개를 돌리며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였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 다음엔 윤 전 대통령 측을 바라보며 “피청구인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문 권한대행이 국회와 윤 전 대통령 양쪽에게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다시 일깨우며 질책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다만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상황 인식’을 감안하더라도 “거대야당의 횡포 때문에 계엄을 했다”는 주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국회의 권한 행사를 ‘다수의 횡포’라고 판단했더라도 헌법이 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실현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계엄을 선포해)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고, 이는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를 봉쇄한 것이 결국엔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의 뜻을 배신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2년 뒤 열린 22대 총선이 치러지기까지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선거의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렸다”며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했다.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옮긴 문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주문을 읽었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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