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500여 시민, 헌재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 시청
최종 주문 나오기 전부터 환호성…"독재 망령 물리치고 승리했다"
탄핵 인용 반기는 시민들 |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12·3 계엄 사태 123일째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11시 22분.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울려 퍼졌다.
이날 광장에 모인 2천500여명(주최 추산)의 시민들은 문 권한대행의 말이 끝나기도 전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파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올리며 손뼉을 치거나 환호성을 내기 시작했다.
줄곧 고대하던 탄핵이 확정된 순간 시민들은 "파면이다!", "와, 탄핵!"이라며 짧은 함성과 함께 서로를 얼싸안거나 하이파이브를 나누기도 했다.
곧이어 들리는 광주출정가와 님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주먹을 쥐어 올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12·3비상계엄 사태 이후 춥고 길었던 투쟁의 날을 회상한 듯 일부 시민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따뜻한 봄볕 아래 태극기와 단체별 깃발이 광장 한복판에서 휘날리면서 마치 축제 한마당이 열리듯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전원 일치로 대통령이 파면되자 전일빌딩에 걸려있던 '광주가 온다! 파면이 온다!'는 현수막이 내려가고 '지켰다 민주주의! 고맙다 광주정신!'이라는 현수막이 전일빌딩 245에 새롭게 내걸렸다.
등산을 마치고 광장을 찾은 김형일(67) 씨는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기각이니 각하니 불안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전원 일치로 파면돼 정말 다행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광장에 착석해 생중계를 지켜본 김수열(51) 씨도 "속이 다 시원하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것은 물론, 안 그래도 침체한 경제가 더욱 안 좋아지면서 다들 힘들어하지 않았나"라며 "다시 새로 시작하는 쉽지 않겠지만 오늘만큼은 다들 마음 편한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헌재가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함에 따라 광주비상행동은 오후 7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탄핵 기념행사인 승리대회를 열 예정이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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