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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가 띄운 '지분형 모기지', 가계빚·내집마련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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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등 정책금융 지분투자자로 참여
자금여력 좋아지면 지분 추가매수 가능
오르면 반반…내리면 주금공이 후순위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정책 컨퍼런스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5.04.03.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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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우리나라 경제·금융을 이끄는 이른바 F4(Finance4) 중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제외한 F3가 한 목소리로 '지분형 주택금융(모기지)'을 띄우고 나섰다.

부채 의존도가 과중한 가계대출 부문을 지분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으로,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으며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지원할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일 한은과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정책 컨퍼런스에 참여, 급증하는 부동산대출에 대한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매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에서 만나 경제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해왔만 공개석상에서 대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업계와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들은 가계와 기업의 부동산 대출에 금융기관 자금이 쏠리며 신성장·혁신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지분형 모기지'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금까지 주택 구매에 정책금융이 많이 활용돼왔다"며 "최근 몇년간 많이 늘고 있는데 과연 가계부채 관리에 있어 바람직한 방식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며 '부모에게 물려받지 않는 사람들은 집을 사지 말라는 말이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일종의 부채불평등 문제인데 영끌을 해도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주택가격이 올라갈 때 좌절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분형 모기지를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관계기관과 지분형 모기지 정책을 협의 중"이라며 "주택 구매 자금이 부족한 이들이 대출이 아니라 지분 형식으로 자본을 조달해 부채를 일으키지 않도록 정책금융이 활용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분형 주택금융으로의 전환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동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금융의 큰 틀이 바뀌어야 한다"며 "지분 중심으로 전환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복현 원장은 "담보 없이 에쿼티(자기자본)화된 투자를 하자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낮아진 성장률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고, 금융에서 이 같은 노력과 자각을 먼저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논의 중인 지분형 모기지 정책의 세부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 구매에 100이 필요할 경우 자기자본을 10 가진 구매자가 40을 은행에서 빌리고, 50은 주택금융공사가 지분으로 취득할 수 있다. 지분은 구매자와 주금공이 50대 50으로 갖고, 구매자는 집을 이용하는 대가로 주금공에 대출금리보다 다소 낮은 수준의 사용료를 내게 된다.

이후 집을 매도할 때 구매자와 주금공은 매도액을 절반씩 나누게 된다. 집값이 올랐을 때는 수익을 절반씩 얻게 된다. 집값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주금공 지분이 후순위로,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주택 보유 중 구매자의 자금여력이 좋아져 지분을 더 취득하고 싶을 경우 주금공 지분을 더 사들일 수도 있다.

'지분형 모기지'는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실시됐다가 사실상 실패한 '공유형 모기지', 2018년국토교통부가 추진했던 '수익공유형 모기지'와 유사한 개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김병환 위원장이 당시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제도를 잘 보완하면 시장 반응이 당시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제도는 사실상 저리대출이었고, 가격이 오르면 수익의 일정부분을 가져가겠다는 구조여서 수요자들이 집값이 오를 경우 수익을 빼앗기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부분들이 수요를 이끌어내는데 제약을 줬다고 판단해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요자들이 집을 살 때는 대부분 거주에 더해 레버리지로 수익을 얻겠다는 목적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구조를 바꿨을 때 얼마나 수요가 있을 지 테스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범적으로 먼저 해보고 시장의 수요 등을 테스트해본 후 반응에 따라 더 확대할 지, 체계를 바꾸는 수준의 변혁을 가져올 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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