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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에 코스피 '출렁'...연기금 덕에 2480선은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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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에 코스피 '출렁'...연기금 덕에 2480선은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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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급락 출발 후 낙폭 줄이며 '전약후강'
연기금 2700억 순매수...외국인 5일째 '팔자'
환율 1472원 찍고 하락..."최악 지났다" 기대도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정다빈 기자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정다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發) 상호관세 폭탄에 주식시장이 출렁였지만,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로 우려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간 관세 우려를 선반영해온 데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정책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저가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16포인트(-0.76%) 내린 2,486.7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2,481.12)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2,480선으로 내려왔다. 미국 상호관세 발표 충격으로 전장보다 2.7% 급락한 2,437.43에 개장한 코스피는 장중 연기금 등 기관의 구원 등판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962억 원, 4,600억 원 순매수했다. 기관 중 연기금 순매수 규모가 2,722억 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3,776억 원어치 매물 폭탄을 던지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은 683.49로 1.36포인트(0.2%) 하락했다.

예상을 웃돈 높은 관세율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3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6% 상승하며 지수 하방을 지지했다. 의약품이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향후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일찍부터 관세 무풍지대로 꼽혀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5.13%) 등 방산 업종과 카카오(+4.77%) 등 소프트웨어 주가도 선전했다. 반면, 관세 부과 타격을 피하기 힘들어진 삼성전자(-2.04%), LG전자(-5.81%) 등은 낙폭이 컸고, 자동차와 배터리 업종도 부진했다.

한국보다 다른 아시아 증시 낙폭이 더 컸다. 일본 닛케이225는 전장 대비 2.77% 하락한 3만4,735.93에 이날 거래를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1%대 약세를 나타냈다. 환율 흐름은 증시와 비슷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원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1,472.5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0.4원 오른 1,4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주식시장이 단기 저점을 확인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관세율은 이날 발표된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반등 탄력과 강도가 결정되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관세 영향과 주요국의 보복 여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외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점검 체제를 통해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