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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여전히 이정효 감독의 퇴장 이유를 모른다…'불통의 극치' 보여주는 K-심판 관리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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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광주FC는 여전히 심판진의 판정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광주는 지난달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를 치러 1-1로 비겼다. 정말 치열한 싸움이었고 막판까지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이날 후반 45분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나왔다. 주심이 대기심의 말을 듣더니 광주 벤치에 서 있던 이정효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판정이 내려진 순간에는 무슨 이유인지 명확하게 알기가 어려웠다.

경기 종료 후 경기 감독관을 통해 이정효 감독이 벤치로 물명을 찼고 이것이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 퇴장을 명령했다는 이야기가 전달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감독이 상대팀이나 대기심이 있는 곳이 아닌 광주 벤치를 향해 물병을 날렸다는 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경기에 몰두하다 보니 나올 수 있는 '승리욕'이었을 수 있었지만, 심판진의 판정은 퇴장이었다.

이는 물병 등을 차는 행동을 할 경우 경고를 주는 경기 규칙을 뛰어넘어 퇴장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축구팬은 심판이 권위를 세우기 위해 이 감독을 향해 보복성 퇴장을 준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직전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후반 막판 중앙 수비수 조성권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안면 착지, 뇌진탕 가능성을 상존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이 감독이 항의했다. 심판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처럼 비칠 수 있었고 대전전 물병 차기가 이 감독 길들이기의 명분이 되기에 충분했다.

광주는 회의를 통해 2일까지도 심판위원회에 연락을 취하며 퇴장 사유에 대해 들으려 했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언론 취재를 통해 "심판의 성향에 따라 대처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부류의 발언이나 "난폭한 행동 때문"이라는 대답을 기사로 확인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한다.

광주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명확하게 사유를 알자고 하는 것이지만, 들려온 답이 없다. 이건 정말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더 언급하면 심판진 쪽에 좋지 않게 인식될 수 있어 일단 지켜보는 중이다"라며 한탄했다.


문제가 확산하니 심판위원회는 입을 닫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론 응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정심이라는 언론 기사 있지 않나. 그게 맞다"라고 다시 한번 '문제없음'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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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심판 관리는 과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직영이었다. 주로 국제 심판이나 최상급 심판을 직접 선발해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오심 논란이 커진 것과 동시에 축구협회가 관리하는 아마추어 대회에 주로 활용하는 심판들 육성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동반됐다.

결국, 축구협회에서 심판 행정을 효율화한다는 목적으로 2019년 12월 통합했다. 당시 내세운 논리 중 하다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판 관리는 각국 협회가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행사해야 한다'라는 권고에서 기인한다.


그렇지만,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리즘에 젖어 있던 축구협회 이관 후 오히려 불통 논란이 더 확산했다. 오심에 대한 대응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불신만 키웠다. 프로 경기에서 문제가 터져도 정작 프로축구연맹은 "심판 관리는 축구협회의 몫"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처럼 바라보기만 했다.

광주의 상황을 지켜보는 다른 구단들의 마음은 비슷하다. A구단 B대표이사는 "찍히기 싫으면 입을 닫고 있는 것이 낫다. 규정에 감독이나 선수가 판정에 대해 언급하면 벌금 징계가 있지 않나. 돈이 아깝다"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C구단 D대표이사도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물병을 차고 싶거나 던지려면 선수 대기실에서 하고 나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감독이 관중이 있는 곳으로 찬 것도 아닌 것 같고 자기 벤치, 그것도 뒤가 막히지 않았나. 경기장 관중석이랑 단차도 있더라"라며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나설 심판 배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김종혁 주심이 부심 트리오와 함께 경쟁 중이다. 그러나 외부 소통을 계속 깜깜이처럼 한다면, 김 주심이 혹여 K리그에서 작은 실수라도 보여줘서 팬이나 관계자들의 불신을 낳을 경우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

종목과 성격을 다르지만, 프로야구나 프로농구, 프로배구는 판정에 대해 설명 중이다. FIFA도 이런 점을 고민해 2023년 2월 클럽월드컵에서 비디오 판독(VAR) 결정 사항을 직접 설명을 시작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FIFA가 세계적인 규범을 만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각국 협회에 사정에 맞게 자율성도 준다. 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판정에 대한 시비를 줄이기 위해 라운드마다 압축 보고서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매번 불리하면 FIFA 핑계를 대는 것도 지겹다"라고 지적했다.

세상이 소통을 말하지만, 심판계만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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