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관세에 왕이 부장 “용납 안 해”…정상회담 안갯속
미 국방 대중 무력 억지 발언에는 대만 포위훈련 응수
중 개입으로 미 파나마 운하 운영권 매입 잠정 중단도
미 국방 대중 무력 억지 발언에는 대만 포위훈련 응수
중 개입으로 미 파나마 운하 운영권 매입 잠정 중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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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로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두고 4월설, 6월설이 제기됐으나 가까운 시일 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사진)은 1일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 인터뷰에서 미국이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를 빌미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결코 패권과 강압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다양한 형태의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도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두 차례에 걸쳐 10%씩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국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도 했는데, 중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수입국이라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홍콩·티베트 문제에서도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일 대만 포위 훈련 ‘해협 천둥-2025A’를 시작했는데 이는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첫 인도·태평양 순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순방 기간 필리핀에 미국 전투기 F-16을 판매하기로 했으며 남중국해 군사 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의 무력행사를 억지하는 데 불가결한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도발”이라고 비난한 뒤 대만 포위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중국과 홍콩 고위 당국자 6명을 홍콩 민주화운동 탄압에 관여했다며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 언론인과 관리들의 티베트 방문을 제한한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 관리 다수를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 역시 “비열한 간섭”이라며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에는 파나마 운하 문제도 남아 있다. 2일로 예정됐던 홍콩계 기업 CK허치슨 홀딩스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 매각 계획이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잠정 중단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중국계 기업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중국이 보복 조처를 한다면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현재 대만·남중국해·동중국해 또는 고율 관세에 관한 문제에서 중·미관계는 빠르게 하락 추세를 보일 뿐이며, 완화의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안갯속이다. 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이 보복관세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펜타닐에 대한 회담도 시작하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것도 논의할 수 없다. 정상회담이나 (최고위급) 상호 방문은 더더욱 그렇다. 아직 먼 미래”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는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페이훙 인도 주재 중국대사는 2일 인도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28일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30일에는 한·중·일 통상관계장관 회의가 열렸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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