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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소통이 있다(there is communication).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소통이 언제 있었는지, 자신과 직접 소통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다만, 북-미 간 접촉이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 만큼 그 의미가 주목된다.
● “북한은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에게 가까운 시일 내 연락을 취할 계획이 있느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이런 말을 듣기 싫어하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엔 뭔가를 (북한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 볼 거냐’란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외교 가능성을 직접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며 가까운 시일 내 접촉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도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말 거칠고 험악했다”며 “‘리틀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김 위원장을 지칭한 표현)이라든지, 그 모든 것들이 정말 험악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어느 날 그쪽(북한)에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우리는 만났다”며 “그리고 훌륭한 관계를 갖게 됐다”고 했다. 또 2019년 남북 간 군사분계선을 넘은 상황을 언급하며 “군사분계선에서 발을 디뎌 걸어서 선을 넘어갔다. 비밀경호국은 사실 그걸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거대한 핵능력 보유국(big nuclear nation)’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식적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보는 인식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취임 후 여러 차례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표현해 왔다.
● “김정은 매우 똑똑한 남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취임식 당일에도 집무실에서 기자들과의 질의 과정에서 “그(김 위원장)는 핵 능력이 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했다.
그는 해외 유력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했다. 지난달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할 땐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확실히 그는 핵능력 보유국”이라고 했다. 또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할 거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올 2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직후엔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 재개를 공식화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똑똑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 1월에도 김 위원장에 대해 “종교적 광신도(religious zealot)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말이 통하는 협상 파트너로 평가하며 추켜세운 것.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와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벌이면서 ‘러브레터’(연애편지)로 불린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았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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