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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그림으로 과거 급제 기원···‘조선민화전’

매일경제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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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그림으로 과거 급제 기원···‘조선민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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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 기획전 ‘조선민화전’
조선 민화 100여점 전시
6월29일까지 아모레미술관


‘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작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19세기에 그려진 호작도. 구름 사이 떠오른 붉은 태양 아래 거대한 호랑이가 노송 위에 앉은 까치를 노려본다. 화려한 호피 무늬와 노랗게 번쩍이는 눈, 이마에서 빛나는 백호(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가 그림 주변의 잡귀를 모두 물리칠 듯하다.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우리 민화 100여점을 선보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의 고미술 기획전 ‘조선민화전(Beyond Joseon Minhwa)’이 진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창립 80년 기념 전시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작품과 서울대 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등 20개 기관, 개인의 소장 작품들을 전시한다.

‘제주문자도8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제주문자도8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 것은 민간에서 그려진 병풍 작품들이다. 주요 작품인 ‘제주문자도8폭병풍’은 앞면에 퇴계 이황이 학봉 김성일에게 써준 써준 ‘제김사순병명(題金士純屛銘)’의 목판본 글씨 10폭이 있고, 뒷면에는 8폭의 효제문자도가 그러졌다. 각 폭의 중앙에는 문자, 상단과 하단에는 제주도의 물고기, 새, 나무, 꽃, 누각 등이 있는 3단으로 구성됐으며 푸른색 안료가 칠해져 제주의 바다를 떠오르게 한다.

‘백선도8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백선도8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수십 점의 부채가 겹겹이 그려진 ‘백선도8폭병풍’도 눈에 띈다. 선면(扇面)에 산수, 화조, 사군자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부채들이 있고, 맹호연(689-740), 소식(1036-1101) 등 중국 문인들의 한시를 담은 부채들도 배치됐다. 서포 김만중(1637-1692)의 한글 소설 ‘구운몽’의 주요 장면들을 화려하게 표현한 ‘구운몽도6폭병풍’도 인상적이다.

‘구운몽도6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구운몽도6폭병풍’.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신령스런 존재로 여겨졌던 용과 호랑이를 그린 그림들도 관객을 맞는다. 새해에 복을 기원하며 문에 붙이던 ‘운룡도’는 검은 구름을 배경으로 힘차게 움직이는 황룡을 묘사한다. 황하 상류의 용문폭이라는 폭포를 오른 잉어가 용이 되었다는 어약용문(魚躍龍門) 설화를 주제로 그린 ‘어변성룡도’는 잉어의 역동적인 몸짓을 통해 과거 합격과 출세에 대한 민중의 염원을 표현한다.

‘어변성룡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어변성룡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조선민화전’에는 궁중 회화풍의 그림들도 존재한다. 도자기, 금속, 목기, 섬유 등 다양한 공예품도 함께 전시해 민화가 동시대 공예품과 주고 받은 영향과 시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6월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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