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기' 미국-유럽 사이 가교 역할 자처
"러 믿을 수 있냐길래 '그럴 수 없다' 답해"
4월 20일을 '우크라전 휴전일'로 제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친 뒤 곧장 영국을 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일종의 '방미 후기'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행을 미루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짜증이 났다"는 게 골자다.
스투브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화난 것으로 보였냐는 질문에 "화가 났다(angry)는 말은 틀린 것 같지만, 짜증 났다(impatient)는 건 확실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휴전에 대해, 그리고 러시아가 이에 진심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frustration)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리조트가 위치한 미국 플로리다를 깜짝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이후 그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 최근 분위기가 냉각된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러 믿을 수 있냐길래 '그럴 수 없다' 답해"
4월 20일을 '우크라전 휴전일'로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골프 리조트에서 함께 골프를 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핀란드 대통령실 인스타그램·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친 뒤 곧장 영국을 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일종의 '방미 후기'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행을 미루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짜증이 났다"는 게 골자다.
스투브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화난 것으로 보였냐는 질문에 "화가 났다(angry)는 말은 틀린 것 같지만, 짜증 났다(impatient)는 건 확실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휴전에 대해, 그리고 러시아가 이에 진심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frustration)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리조트가 위치한 미국 플로리다를 깜짝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이후 그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 최근 분위기가 냉각된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
유럽연합(EU) 국가 중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는 핀란드는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의미다. 스투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푸틴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내게 물었을 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며 "최근 몇 주간 러시아의 행동은 우리가 그들을 믿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산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푸틴에게 매우 화가 났다"고 발언했다. 이전까지 푸틴 대통령을 대하던 태도와 비교하면 상당히 부정적인 언사다.
또한 스투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활절인 4월 20일을 '우크라이나 휴전일'로 정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3개월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휴전안의 '데드라인'을 정해 푸틴 대통령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의도다. 스투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자 노련한 협상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