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의 수혜에서 비켜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연금사업자별 실물이전 순유입 및 순유출 규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 1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통해 신한은행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약 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유출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995억원), 미래에셋생명(-822억원), IBK기업은행(-728억원), 우리은행(-401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신한은행에서 빠져나간 퇴직연금은 대부분 개인 자금이다. 확정기여(DC)형에서 309억원 규모 자금이 들어왔으나 확정급여(DB)형에서 566억원,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1367억원가량 빠져나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적립된 퇴직연금이 많다 보니 유출액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후 적립금은 오히려 증가세”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으로 유입된 자금도 신한은행 유출 규모에 크게 못 미친다. 유입 상위 5개사에는 한국투자증권(2074억원), 미래에셋증권(1456억원), 삼성증권(623억원) 등이 포함된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화생명이 387억원으로 유입 규모 5위라는 점에서 신한투자증권으로 유입된 자금은 387억원 미만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다른 금융그룹 계열사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수혜를 본 모양새”라고 말했다.
[문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3호 (2025.04.02~2025.04.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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