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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시간의 얼굴’ &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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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시간의 얼굴’ &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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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화가’ 강종열 초대전 - ‘동백, 시간의 얼굴’
아픈 역사와 희망, 동백꽃으로 그린 현대사

케이윤·이창현·조은솔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
원로작가의 깊은 성찰과 젊은 작가들의 시선
‘동백 화가’ 강종열은 평생 고향 여수에 머물며 강렬한 색감과 독창적인 질감을 통해 한국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해 왔다.

강종열 ‘어느 경찰서장의 죽음’

강종열 ‘어느 경찰서장의 죽음’


강종열 초대전이 5월 25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 ‘동백, 시간의 얼굴’이란 문패를 내걸고 관람객을 맞는다. 자연과 역사, 삶의 현장을 깊이 있게 포착해온 작가의 시선을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서정을 확인하는 자리다. 동티모르 체류시절 경험한 아픈 역사와 희망, 동백꽃으로 그린 현대사, 시대의 무게를 그린 여순 사건, 그리고 작가의 예술적 뿌리이며, 삶의 원천인 여수 풍경 등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상흔의 기억, 동티모르’는 강렬한 색과 이국적 풍경 속 인물화를 통해 동티모르의 역사와 일상을 조명한다. 산타크루즈 대학살과 독립 이후의 혼란을 겪은 주민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전쟁과 빈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생명력을 이야기 한다.

강종열 ‘이다(Ida)의 형제’

강종열 ‘이다(Ida)의 형제’


2부 ‘생명력, 희망, 그리고 동백’은 여수의 동백숲과 바다 풍경, 작가의 작업실에서 마주한 자연 소재를 중심으로 다룬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그려온 동백 연작을 통해 생명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3부 ‘멈춰진 시간’은 여순사건을 다룬 대형 회화와 목탄화 연작을 통해 지역의 아픈 역사를 기억한다.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바탕으로 여순사건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는 지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기록의 의미를 지닌다.

강종열 ‘White Camellia’

강종열 ‘White Camellia’


4부 ‘시간의 얼굴은’ 작업실 뒤편에 살던 어부 ‘조씨 영감’의 삶을 담은 연작이다. 바닷바람 속 생계를 이어온 조씨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표현주의적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들로,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를 돌아본다.


함께 열리는 청년작가전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는 케이윤, 이창현, 조은솔 3인 작가가 참여해, 기억과 경계, 정체성의 형성과 해체 과정을 탐구하는 자리다.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보존이 아니라 현재를 구성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힘이다. 기억이 경계를 형성하고 허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과 서사가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시각화한다.

케이윤 ‘식탁이 연극이 될 때, 나는 내 이야기를 먹는다’

케이윤 ‘식탁이 연극이 될 때, 나는 내 이야기를 먹는다’


케이윤은 공간과 보이지 않는 경계를 탐구하며, 개인의 경험과 문화가 만나는 지점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하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창현은 신체와 의복 사이의 관계를 매개로 역사와 정체성을 성찰한다. 누락되거나 지워진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 불러낸다.


조은솔은 존재와 생명, 환경이 연결된 유기적 흐름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펼친다.

이지호 관장은 “반세기 넘게 지역에 뿌리내리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강종열 화백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의 시선을 함께 조명함으로써,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미술적 성찰의 장이 될 것”이라며 “삶과 자연, 기억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탐구한 두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내면을 돌아보고 예술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개막식은 4월 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연계 행사로, ‘청년작가 3인 아티스트 토크’가 4월 5일 오후 2시에, ‘강종열 작가와의 대화’는 4월 19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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