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01 (화)

좁아진 K-코미디 무대, 돌파구 찾는 희극인들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타코미디-요시모토 흥업 합작 공연 모습. 메타코미디-요시모토 흥업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스탠딩 코미디의 모습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TV에서 하나둘 사라진 개그 프로그램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발달로 무대를 옮기기 시작했다. 해외진출까지 시도하고 있다.

27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윤형빈소극장은 오는 30일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윤형빈소극장은 2010년 부산에서 시작해 2015년 서울 마포구 홍대로 확장했다. 신인 개그맨의 산실이었다. 신윤승, 조수연, 박민성, 정찬민, 신규진, 김해준, 최지용, 박세미 등의 신인들을 배출했다.

윤형빈은 “개그맨들이 설 자리를 잃고 무대가 없던 코로나19 시절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져도 이 작은 무대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차마 문을 닫을 수 없었다”며 “개그콘서트가 다시 론칭되면서 설 수 있는 또 다른 작은 토대가 마련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30대와 40대를 15년간 매주 매일 무대에 오르며 참 즐거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30일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는 윤형빈소극장과 개그맨 윤형빈의 모습. 윤소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안방극장을 웃게 한 개그 프로그램들은 하나둘 사라지면서 점차 쇠퇴했다. MBC 코미디의 길은 2014년 종영했으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2017년 막을 내렸다. KBS 개그콘서트는 1999년 9월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21년 동안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겨오다 2020년 6월 폐지됐다. 당시 KBS는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을 이유로 폐지를 발표했다. 희극인들의 노력과 별개로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로 전달됐다. 2023년 11월 부활했지만 시청률은 5% 안쪽의 한 자릿수다. 전성기 시절 30% 안팎을 기록하던 것에 비하면 저조하다.

다양한 미디어 채널이 생기고, 다채로운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TV로 코미디를 챙겨보는 일이 줄었다. 희극인들도 방송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특히 TV 무대가 줄어들자 새로운 터가 필요했던 희극인들은 유튜브를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

숏박스, 빵송국, 피식대학, 꼰대희 등의 코미디 채널이 대표적이다. 숏박스와 피식대학은 방송사 공채 출신 젊은 개그맨들이 주축이다. 숏박스는 장기 연애 커플이나 남매 설정을 비롯해 짧은 분량의 코믹한 상황극으로 구독자를 모았다. 피식대학은 산악회, 1990년대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상황극을 보여줬다. 이들로 하여금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불면서 TV가 아닌 플랫폼에서도 개그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꼰대희는 개콘의 터줏대감으로 있던 김대희가 호스트로 있는 채널이다. 개콘 시절 선보였던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를 설정으로 “밥 묵자”라는 유행어를 말하며 게스트와 토크쇼를 진행한다. 현재는 구독자 183만명의 인기 채널이다.

유튜브 꼰대희 방송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국내 코미디 대표 레이블 메타코미디는 일본 코미디 대부 요시모토 흥업과 함께 현지 무대에 오른다. ‘만담어셈블:K-만쟈이 인 도쿄/오사카’ 공연을 지난 23일 시작했고, 30~31일에는 일본 오카사 도톤보리 시어터에서 이어간다. 한국 대표로는 메타코미디의 빵송국, 스낵타운, 유스데스크로 구성된 최정예 만담어셈블이 나서 K-만담의 입담을 뽐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서울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합작한 ‘바보회의 프레젠츠 도쿄 코미디 라이브 인 코리아’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당시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개콘도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도쿄 제프 하네다에서 재일동포들과 일본 코미디 관객 약 1200여명을 초청해 개그콘서트 인 재팬을 개최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