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뒤처지며 어려움 가중…기발표 美 투자도 이젠 부담으로"
中반도체 도전도 대응해야…"핵심기술 투자 재정 역량 갖춰" 분석도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비보를 전하면서 삼성전자가 최근 직면하고 있는 경영 여건 악화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WSJ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소비자 자전 부문을 이끌어온 "공동대표의 별세로 삼성전자의 '위기' 상황이 악화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선 삼성전자가 AI 칩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이라며 "테크 업계에 인공지능(AI)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삼성전자는 반도체법 보조금과 연계해 미 텍사스에 수십조원의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이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에 의거 삼성전자에 총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반도체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SMI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3위에 오르며 2위인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따라온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업계의 도약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WSJ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라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이 같은 메시지가 작금의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CINNO)의 리우위시 선임 애널리스트는 WSJ에 삼성전자가 여전히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핵심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재정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현재 나오는 생존 위기라는 얘기는 즉각적인 생존 위협에 직면했다기보다는 내부적인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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