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제작 과정→비하인드까지 공개
"힘닿는 데까지 할 것…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코미디언 송필근(위)과 나현영이 최근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개그콘서트-아는 노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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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막을 내렸던 '개그콘서트'가 다시금 웃음과 감동을 싣고 돌아왔다. 그 중심에는 바로 '아는 노래'가 있다. 익숙한 노래를 기발한 이야기로 재해석해 무대 위에 올리는 이 코너는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아는 노래'. <더팩트>는 그 인기의 이유와 무대 뒤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아는 노래'의 성공 신화를 이끈 주역을 꼽자면 주연으로 활약 중인 송필근과 나현영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보다 먼저 이 코너의 방향을 잡고 끌어온 송필근은 중심축이 돼 팀 전체를 이끌었고 나현영은 그 곁에서 섬세한 호흡과 따뜻한 에너지로 무대를 완성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아는 노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도전이 스며든 그 여정이 궁금했다. 이에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나 '아는 노래'의 탄생 배경부터 비하인드까지 들어봤다.
"처음에는 제목이 '아는 노래'가 아니라 '위로'였어요. 여기서 '위'는 'We'로 해석해서 우리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담았죠. 하지만 결국에는 대중들이 알고 있는 노래를 바탕으로 하는 거니까 '아는 노래'로 하면 어떠하겠냐고 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했죠. 1회를 구성한 것도 되게 오래됐어요. 2024년 2월쯤이었는데 완성되고 감독님이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감성이 겨울 느낌이라서 날 좀 선선해지면 해보자 해서 몇 개월 동안 묵혀놨고, 처음 전파를 탄 게 2024년 11월이었죠."(송필근)
송필근은 "'아는 노래'가 잘될 거라고 알고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서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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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출발한 '아는 노래'. 송필근은 처음에 하자마자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단다. 그는 "잘될 거라고 알고 있었다. 김상미 CP님도 '개그콘서트만이 할 수 있는 게 있다. 힐링 코미디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했지만 유일하게 성공한 게 KBS'라고 해주셨다"며 "저도 2014년 '렛잇비'를 이미 해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코미디언들이 분장하고 나와서 웃기는 것도 카타르시스가 있지만 잔잔한 감동에서 느끼는 다른 무언가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보시기만 한다면 만족시켜 드릴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필근의 자신감처럼, 1회 '사랑의 바보'와 2회 '숙녀에게'는 유튜브 조회수 100만 회를 넘겼고, 다른 회차들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원래 순서는 이게 아니었단다. 원래는 3회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가 2회였다. 심지어 이 회차는 녹화를 이미 다 마친 상태였다.
"회차 나가기 직전이었는데 밤에 와이프랑 산책하던 중 와이프가 '숙녀에게' 노래가 저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가사를 되뇌어 보는데 '어쩐지 말을 안 해요'라는 가사가 청각장애인을 사랑한 남자 이야기로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딱 2회 방송 날짜가 12월 3일, 장애인의 날인 거예요. 그래서 이걸 해야겠다고 감독님께 급하게 부탁을 드렸죠. 현영이는 알아서 청각 장애인 연기를 잘 해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밀고 나갔어요. 감독님도 '콜'이라고 해주셔서 '숙녀에게'가 2회에 방영된 거예요."(송필근)
어쩌면 이게 신의 한 수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사랑의 바보'로 입소문을 탄 다음에 '숙녀에게'에서 깊은 감동을 안기며 시청자들에게 '아는 노래'라는 코너를 각인시켰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송필근이 나현영에게 수어로 진심을 고백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나현영은 "'아는 노래'를 하고 나서부터 노래를 들을 때 가사에 집중하게 된다"고 밝혔다. /서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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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대본을 짰고, 무대에 올리다 보니까 수어를 준비 못 했어요. 그래서 일단 그럴듯하게 보이는 걸 준비해서 갔죠. 근데 감독님이 우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너 수어 만들었지' 이러셔서 '수어는 지금부터 외울 거다'라고 했죠.(웃음) 많은 시청자분들이 제가 수어 하면서 울컥하는 부분을 좋아해 주셨는데 실제로 노래 부를 때 감정이 올라와서 울었어요. 근데 참아야 더 슬프게 느껴질 것 같은 거예요. 엉엉 울기보다는 복잡한 감정이 섞인 상태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참으면서 했어요."(송필근)
"저는 리허설 때 엄청 울었어요. 선배님도 눈물을 못 참으셨죠. 감독님께서도 '현영아 울지마. 참아' 이렇게 해주셔서 끝까지 참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청각 장애인 역할을 연기하다 보니까 마이크를 차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했어요. 근데 마이크를 차면 제 숨소리까지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잖아요. 그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착용했는데 시청자분들이 그 숨소리까지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나현영)
"매주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서 보여드려야 하다 보니까 정말 힘들어요.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리허설을 진행하고 수요일은 녹화, 목요일 아이템 구성,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다른 스케줄이 있다 보니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다 보니 매 회차를 모든 분들께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제일 일찍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하고 있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면 지금처럼 대박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송필근)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내다가 각자 떠오른 노래가 있으면 저희 톡방에 '이런 노래 어떨까요?'라면서 보내요. 요즘은 쉬는 날도 쉬는 날이 아닌 것처럼 노래를 들으면서 계속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저도 노래 듣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아는 노래'를 한 뒤로부터는 가사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나현영)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완성된 '아는 노래'인 만큼 출연진에게도 이 코너가 굉장히 유의미하게 다가왔다. 특히 송필근은 '숙녀에게' 코너 이후 완곡을 불러달라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커버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 또한 조회수 100만 회를 넘겼다. 또한 지난 16일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했고 이 곡 또한 다수의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나현영(왼쪽)과 송필근은 "시청자분들이 더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송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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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사에서도 제안이 계속 있었어요. 근데 이번에 진행하게 된 회사에서는 음원만 팔아보겠다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나현영 씨랑 같이 뮤직비디오도 촬영했거든요. 노래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영상을 주로 해서 OST 느낌으로 쓰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뮤직비디오도 그쪽에서 기획을 해왔다 보니까 저희는 대본대로 약간의 꽁냥꽁냥을 넣어서 연기를 했죠.(웃음)"(송필근)
나현영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회차는 '숙녀에게' '희재' '후라이의 꿈'이었다. 특히 '희재'는 연기하면서 기억이 안 날 정도란다. 그는 "감정이 나오는대로 연기해야 하는데 '희재' 때는 그게 좀 심했던 것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감독님께서 처음으로 저한테 '울어도 돼'라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감정이 가는 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제가 은영 선배를 그렇게까지 세게 흔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치매에 걸린 가족을 헤매다가 만났을 때의 감정, 이건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픈 거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면서도 몸이 많이 떨렸고 그냥 감정적으로도 흔들렸던 것 같아요."(나현영)
이 외에도 '아는 노래'는 장기기증 실화를 다룬 '그대에게', 산악스키 국가대표 선수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경력 단절 여성의 현실을 조명한 '질풍가도' 등 우리 사회에서 꼭 짚어야 할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아는 노래'를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금처럼 의미가 있는 것들을 많이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힘닿는 대로 할 거고 지금도 머릿속에 아이템이 꽤 있어요. 하고 싶은 말들도 있고 많은 분들이 모르셨던 거 알게 해드릴 것들, 위로 감동 등 많은 게 준비돼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 주시면 좋겠어요. '아는 노래'를 다 해서 정말 '모르는 노래'밖에 안 남을 때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송필근)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다른 분들도 함께 봐주시면 좋겠고 더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널리 공유도 해주시면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코너가 됐으면 좋겠어요. 매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진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나현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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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노래'의 진심①] 개그와 음악이 함께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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