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에 트럼프 만면 미소
일부 국가 상호관세 면제 시사...차·반도체 별도 정책도 예고
한국 완화 혜택 볼지는 미지수…국내 일자리 악영향 우려도
현대차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뉴스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정책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날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이뤄진 현대차 투자 발표 행사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2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현대차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세번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맨 왼쪽),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오른쪽)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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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 투자 발표 행사에서 다음 달 2일 예정된 상호 관세 시행과 관련 “나는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도 있다”면서 “그것은 상호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상대국 관세)보다 더 친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안도했고, 미국 나스닥 주가는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이날 나스닥 지수는 404.54포인트(2.27%) 오른 1만8188.59에 마감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도 597.97포인트(.142%) 오른 4만2583.32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의 발표에 앞서 단상에 선 뒤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자신의 정책 성과를 홍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3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현대차의 미국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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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를 “위대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웠고, 정 회장의 공장 초대엔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에 미국 증권가는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을 ‘해방의 날’로 명명하고, 세계 각국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상호 관세 발효에 앞서 자동차 등에 대한 별도의 정책 발표가 있음을 예고했다.
26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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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품목에 대해 관세를 완화하거나 일부 국가에 대해 면제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정 기업에 혜택을 준다기보단 해당 산업을 아우르는 관세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차가 일부 관세 부담을 덜게 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런 트럼프의 변화 기조에도 우리나라 수출품 전반에 대한 관세 완화 조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현대차 무관세’ 발언은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대한 무관세를 의미하는 것이지 한국에서 수출되는 차량이나 품목에 대한 무관세나 관세 완화를 시사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올해 안에 누적 판매 300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24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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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국내 일자리의 감소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국 대선 기간 중 선거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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