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남태령고개 일대 초입부터 화물차·트럭 줄지어
트럭에 트랙터 실은 채로 서울 진입해 광화문 행진 계획
경찰, '트랙터 시위' 저지 계속…기동대원 밀친 남성 추적
탄핵 반대 측도 몰려…집회 현장 들어가 난동부리기도
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일대에서 진행된 전국농민총연맹 집회에 등장한 트랙터 실은 화물차. 박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촉구 집회를 주최한 전국농민총연맹(전농)이 '트랙터 상경 시위'를 불허한 법원의 결정에 반발하며 트랙터를 화물차에 싣고 등장해 경찰과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집회를 막겠다며 탄핵 반대 측 지지자들까지 몰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일대에는 초입부터 화물차·트럭 등이 줄지어 서있었다. 일부 화물차에는 전날 법원에서 서울 진입 불허 결정을 받은 '트랙터'도 실려 있었다. 남태령고개로 들어서는 과천 부근에도 화물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농은 각지에서 출발한 총 80여 대의 화물차가 경찰의 제지로 집회 장소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은 트랙터 20대와 1톤 트럭 50대를 동원해 남태령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경찰은 트랙터·화물 차량의 행진 참여를 금지하는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전농 측이 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도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전농은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전농 측은 법원의 '트랙터 집회' 불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측은 트랙터 행진 전면 금지를 유지한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제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민변 관계자는 "즉시항고를 제기한다고 법원의 트랙터 진입 불허 결정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항고를 제기한 이유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일대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의 모습. 박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박선아 사무국장은 "(경찰이)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이곳이 광화문이 되고 이곳이 5·18 광주가 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으면 버티겠단 각오로 왔다"고 말했다.
전농 권혁주 사무처장도 "남태령역 사거리에 충청남도에서 올라온 트랙터가 길거리에 서있고 강원도 철원에서 트랙터 끌고 오다가 태릉에서 막힌 농민도 있다"며 "경찰이 집회, 행진을 막으려고 하니까 농민들이 더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들도 다수 참석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정송주(57)씨는 "트랙터가 들어올 때까지 체력이 되는 한 계속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왔다는 최용웅씨는 "이미 사전에 어떤 형태의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막을 필요도 없는데 막음으로 인해서 혼란만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탄핵 반대 측 지지지가 드러눕고 있다. 김지은 수습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니들이 뭔데 막느냐", "경찰 차빼라"고 소리치는 등 반발했다. 경찰은 기동대원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밀쳐 다치게 한 남성을 채증 영상 등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
탄핵 반대 측 시위자들도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막겠다며 이곳에 모여들었다. 경찰은 이들을 전농 집회와 분리하고 있으나 전농 측을 향한 과격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참가자들끼리는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탄핵 반대 시위자들은 지나가는 행인을 향해서도 "빨갱이는 북으로", "이재명이 구속되니까 슬프냐"고 말하며 위협을 이어갔다.
이들 간 대치가 이어지자 경찰은 오후 5시 40분쯤 집회 입구 부근에 차벽을 세워 충돌을 막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