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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감독, 만감 교차하는 '승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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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김형주 감독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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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김형주 감독의 '승부'가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유아인이란 리스크를 딛고 '승부'를 볼 그다.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제작 영화사월광)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1990년대 바둑계 레전드로 통하던 조훈현 9단, 이창호 기사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김 감독은 바둑이 대중에게 친숙한 스포츠가 아님에도 조훈현, 이창호 두 사람의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바둑을 소재로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드라마가 주된 이야기라 생각했다. 여기에 많이 끌렸다. 바둑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친절한 설명과 극의 흐름만 잡고 갈 수 있다면 인물의 감정에 따라올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초기에 블라인드 시사를 했을 때도 어렵단 설명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며 "초반에 잡아주고 가자란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둑의 흐름을 디테일하게 짚어나가기엔 무리가 있단 생각을 했다. 분명히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어 최소한의 이해를 돕는 것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각색 없이 오로지 두 바둑 레전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김 감독이다. "두 분의 이야기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더 극적으로 뭔가를 각색하고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김 감독은 "두 사람의 대결이나 결과들을 다 알고 보는 입장이지 않나. 대국의 결과, 과정보다도 두 사람이 승부를 마주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 굴곡을 충실하게 담으려고 했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을 때 이야기의 추, 무게 중심은 조훈현이지만 패자에게도 감정이 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또한 "액션 시퀀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스포츠 중계를 하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듯 축구나 야구 경기를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싶었다. 너무 어렵더라. 액션을 해야 하나란 유혹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좁은 공간 안에서 바둑판 위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며 '승부'가 지루하지 않게끔 공들인 부분을 얘기했다.

실명을 그대로 옮겨왔기에 캐스팅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일찌감치 이병헌은 실제 조훈현과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이병헌을 먼저 캐스팅한 후 유아인을 이창호로 결정했다며 "자료 같은 경우엔 월간 바둑이란 잡지를 70년 정도부터 발간된 것을 정독했다. 초고를 쓰면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 시절 공기와 대국의 딴딴한 부분들이 잘 묘사돼 그 다큐를 먼저 이병헌, 유아인에게 권했다. 두 사람 다 알아서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준비를 잘해왔다"고 밝혔다.

'승부'는 연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 등 공들이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감독이 그렇겠지만, 부단히 애쓰고 고생하며 협업해 '작품'이란 자식을 내놓는 과정은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승부'는 주연 유아인의 마약 논란으로 4년 만에 빛을 본 작품이기에, 김 감독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다행이다 싶기도 하네요. 고생했던 그런 순간들이 지나가네요".

유아인은 논란을 빚은 후 김 감독에게 "죽을죄를 졌다. 드릴 말씀 없다"는 짧은 사과를 전했다고. 김 감독은 유아인이 마약 사건을 초반에 믿지 못했다며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처음엔 실명이 안 떠서 누가 사고를 쳤나 싶었다. 안 믿겼고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고, 영화가 멈출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작품 하나를 보내야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데"라며 "그 당시 물어봤을 때 답했을 때는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많이 비워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오히려 "이병헌 배우라는 아우라에 주눅 들지 않는, 기존에 해왔던 광기 어린 모습과 대비되게 안 보여줬던 모습을 잘 표현했다. 그 사건이 터졌다고 그런 평가나, 작업하면서 좋았던 기억까지 부정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연기적으로는 잘 표현해 줬다고 생각한다"고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칭찬을 남겨주기도 했다.

이제 대중과 선택과 판단을 믿겠다는 김 감독이다. 그는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하는 것이 대중 영화를 하는 미덕,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만(손익분기점) 됐으면 좋겠다"고 덤덤히 속내를 털어놨다.

한편,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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