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석방과 한 총리에 대한 헌재의 우선 선고, 윤 대통령에 앞선 이 대표의 2심 선고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한 민주당은 23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25일 내리라고 헌재를 압박하면서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22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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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외 세 대결 보수층 판정승 =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은 22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주말에 장외 세 대결을 펼쳤다. 집회 참가자 수로 보면 보수 측의 판정승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탄조끼를 입고 참가할 정도로 동원에 신경을 썼지만, 보수측에 밀렸다.
광화문 세종대로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자유통일당이, 비슷한 시각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전국 각지 반탄 집회에는 4만 1000명이 모였다고 한다.
탄핵 정국에서 장외 집회는 사실상 보수 측이 주도했다. 보수 진영은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인용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결집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진보 진영은 탄핵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동력이 떨어졌다. 주말 장외 세 대결에서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압도한 이유다.
우선 의결정족수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본회의를 열고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명 중 19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일반 의결정족수(151명)를 적용한 것이다. 헌법 제65조 제2항은 대통령 탄핵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의원 3분의 2(200석)로, 국무총리 등 일반 공직자의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151석)로 정한다.
헌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의결정족수를 200석으로 판단하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자체가 무효가 된다.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헌재가 의결 요건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 탄핵 사유 5가지 중 두 가지가 쟁점이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탄핵 사유가 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계엄의 위헌·위법성 판단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사건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수위 높인 야 장외 공세 = 민주당이 23일 장외 투쟁의 수위를 높였다. 25일 윤 대통령 파면 요구와 함께 천막 당사와 전원위원회 개최 등을 내놨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24일)부터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해 운영하겠다"며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 등 향후 주요 회의를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장외 천막당사 운영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원내 차원에선 국회 전원위원회 카드를 꺼냈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의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 63조는 주요 의안의 본회의 상정 전 또는 상정 후에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로 300명 의원 전원으로 구성되는 전원위원회를 개회할 수 있도록 한다.
민주당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낸 것이지만, 실효성은 별로 없다. 천막 당사는 처절한 자기 반성 등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민주당은 여의도에 당사를 보유하고 있다. 전원위원회도 여당이 불참하면 결국 민주당과 야당의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 마땅한 카드가 없는 민주당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 尹 선고는 = 윤 대통령 선고가 이번 주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이뤄진다면 금요일인 28일이 유력하다. 이번 주내에 선고가 있다면 인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의견을 모았지만 여러 가지 절차적 하자 등을 없애거나 만장일치를 위한 마지막 진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야당의 논리에 힘이 실린다는 점에서다. 인용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면 선고를 늦추며 미은혁 재판관의 참여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헌재가 선고 기일을 잡지 않고 있는 것과 민주당 등 야당이 마 후보자 임명을 강하게 요구하며 최상목 대행에 탄핵안을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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