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친러 트럼프·러 위협에 '선제적 조치' 필요성 강조
트럼프 특사, 유럽 '의지의 연합' 구상에 "처칠 되고 싶구나" 냉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영국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국적군 파병을 위해 '의지의 연합'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총리와 인터뷰를 통해 영국이 정치적, 외교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군 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NYT에 앞서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신중한 속도로만 움직인다면 너무 느리게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국가가 함께 전투기와 함정, 지상 병력을 지원하는 형태가 논의되고 있으며 스타머 총리는 종전 합의 시 즉각 행동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은 다국적군 파병 논의를 주도하면서도 미국의 안보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이와 관련한 약속을 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스타머 총리가 이처럼 속도를 내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는 NYT에 "나는 푸틴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종전 협상 이후 우크라이나가 무방비 상태여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래야 자신이 원할 때 다시 쳐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이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보이면서 유럽과의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해서는 유럽이 행동에 나서도록 자극받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유럽이 자강을 위해 꼭 미국과 등을 돌릴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미국과 유럽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지금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큰 실수일 것"이라며 "(윈스턴) 처칠도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이 방위 부담을 더 져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가교역할을 자처한 그는 유럽이 냉전 이후 국방에 쓸 자원이 다른데 돌려쓸 수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우리 모두 평화 배당금을 누려왔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국방과 안보에 대해 좀 더 즉각적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의 다국적군 구상에 대해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모두가 윈스턴 처칠과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처칠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 총리가 돼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전쟁영웅으로 위트코프 특사의 발언에는 유럽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냉소가 관측된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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