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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장비 없이 올라가라니” 산불진화대원 사망에 현직 소방관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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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경북 의성군에서 소방대원이 산불이 옮겨붙은 공장 건물에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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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22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진화하던 중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 등 4명이 순직한 것과 관련해, 현직 소방관이 “보호장비가 열악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현직 소방으로 산불진화대원 관련 화나는 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현직에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산불진화대원 보호장비가 너무 열악하다”며 “진화대원님들도 보호장비는 최대한 장착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산불진화대원은 산림청 혹은 지자체 본청 소속 공무원이다. 민가나 공장 등으로 넘어오는 산불을 막는 소방관과 달리 산불 현장에 직접 들어가 산불을 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장비는 등짐펌프와 잔불 정리용 갈퀴, 방화복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진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명 피해가 없으면 방어 전술을 택해야 하며, 적극적인 진압보다는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안전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물을 뿌리다가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철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할 사람이 없는 경우 화재 진압대가 직접 진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직 공무원들이 화재 진압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데, 무조건 현장 투입을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화복도 없이 맨몸으로 투입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전직 지방직 공무원이라는 작성자가 의견을 적기도 했다. 그는 “제가 근무하던 지역도 몇 년 전 대형 산불이 나서 현장 투입됐는데, 일반직 공무원들 보호 장비 하나 없이 등짐 펌프 메고 투입됐다”며 “올라가라고 투입하는 지휘자들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불 진화 작업 중 고립되면서 발생했다. 산림청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9명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되었고, 5명은 화상을 입고 진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연락이 두절됐던 2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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