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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신베트 수장 해임하려 하자 법원 제동…반정부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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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과 시민들이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전투가 재개되고 네타냐후 총리가 신베트 수장 해임안을 표결하자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다.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사실상 전쟁을 재개한 이스라엘에서 약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전국 시위가 발생해 국내 정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예루살렘, 텔아비브, 하이파 등을 비롯해 이스라엘 전국 수십곳의 도시에서 주말 사이 약 1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국정운영에 분노를 표했다. 이날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만 수만명이 모였는데, 한 주 전만해도 광장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던 것에 비하면 시위대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시위대 규모가 급증한 것은 가자지구에서 지난 18일 전투가 재개되고 21일 신베트 수장의 해임안이 통과된 까닭이다. 앞서,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정보기관 신베트 수장인 로넨 바르 국장에 대한 해임안을 내각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 20일 늦게 시작된 내각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바르 국장은) 조직을 회복시킬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바르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총리가 국가정보 기관 수장을 해임한 것은 처음이라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당초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바르 국장의 해임 결의를 다음달 10일로 앞당겼고 장관들이 후임자를 승인하면 그 전에 해임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르 국장은 이번 표결을 진행한 내각 회의가 이스라엘 법률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소집됐다며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스라엘 야당과 시민단체는 바르 국장의 해임이 불법이라며 이스라엘 고등법원에 해임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고등법원이 이를 인용해 다음달 8일까지 해임 결정의 효력을 중지하기로 했다.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는 “바르 국장 해임 결정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며 “내각회의날 밤 해임안에 찬성 표를 던진 모든 정부 장관은 영원한 수치로 기억될 것”이라 말했다.



표결이 부쳐진 20일 밤 내각 회의 당시 네타냐후 총리실 밖에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는 대중 연설에서 정부가 고등법원의 판단에 복종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총파업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했다.



혼란스런 국내 정치 상황에 가자지구 전쟁 재개에 대한 피로감까지 겹치자 이스라엘 내부 여론은 매우 악화된 상태다. 지난 18일 가자지구에 전투를 재개해 6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위에 참석한 인질 가족 포럼은 대중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전쟁 복귀는 살아있는 인질을 죽이고 전사자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며 “모든 인질들의 즉각 귀환을 위한 유일한 싸움은 협상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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