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정영빈입니다. 한국 사회의 이슈를 발굴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지금 시작합니다.
[정영빈 기자]
코로나19 유행과 고유가 등으로 인해 긴 침체에 빠져있던 한국의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에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역대급 호황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할 청년들이 오히려 지역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영빈 기자]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경남 거제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양대 중심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조선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청년 인구의 유출 속도가 가장 빨라서, 인구 소멸의 위기감까지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인은 어디에 있고, 또 지역 사회에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먼저 하준 기자가 거제에 다녀왔습니다.
[거제 조선업 부활 분위기에도 청년 '온데간데'/ 하준 기자]
[정영빈 기자]
그러니까 청년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서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건데, 청년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채용 구조와 좁아진 취업문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쉰다', 그러니까 구직 의사가 없어서 쉬고 있다고 답한 청년들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청년들은 왜 일하는 대신 그냥 쉬는 것을 선택했는지, 이 내용은 윤형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청년들 취업 의지마저 잃었나…'그냥 쉰다' 50만명 돌파/ 윤형섭 기자]
[진행자 코너]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현실은 여러 통계에서 실제로 확인됩니다. 지난 연말 발간된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질병이나 장애가 없지만 막연히 쉬고 있다고 답한 25세에서 34세까지의 청년 인구가 그래프에서 이렇게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영구백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비율이 90% 수준이지만 1년이 지나면 50%까지 떨어졌습니다. 청년층이 아예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족화 될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란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취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직업훈련을 받는 것도 아닌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이런 니트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청년층들의 소득 감소로 빈곤 문제가 커지는 것은 물론 세수 감소로 인한 사회 복지의 문제와 부모세대의 부담 증가로 까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그냥 쉬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60세 이상 일하는 고령층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고용 동향을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4만2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퇴한 60세 이상 고령층은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요, 쉬고 있다는 청년층은 크게 늘어난 반면에 일자리를 찾은 부모세대,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조선업은 호황이어서 일자리가 쏟아지는데도 청년들은 오히려 거제를 떠나는 현실, 어디에 이유가 있을까요. 조선업에서 쏟아지는 일자리와 청년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들은 IT나 금융, 전문 서비스업과 같은 고부가 가치 직업을 선호하지만 거제에는 이런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이런 일자리에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보니 청년들이 거제를 떠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여기다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황을 시작하게 되면 정규직이나 대기업 진입이 쉽지 않은 한국의 고용 현실도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영빈 기자]
이런 가운데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민간 고용시장 위축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다시 공무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인데, 전문가들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계속해서 김예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시생 돌아오는 노량진 학원가…"양질의 일자리가 관건"/ 김예림 기자]
[정영빈 기자]
지금의 청년 취업 문제는 우리 사회의 독특한 구조와 연관지어서 보는 해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아부어서 고등학생의 80% 가까이가 대학에 가고 있는데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들 때면 자신들의 기대치에 맞는 일자리 수가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격차가 70%나 벌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또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들이 50만 명에 달하는 현실의 책임을 꼭 청년들에게 물을 수 만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일자리 부족,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 경력 위주의 채용으로 바뀌는 기업들의 환경 변화, 경기 침체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지금의 현실이 만들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청년 실업 문제는 이렇게 복합적인 사회 구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 등이 협력해 하루라도 빨리 해결책을 모색할 때입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류관형
AD 서태희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류관형(khryu@yna.co.kr)
[정영빈 기자]
코로나19 유행과 고유가 등으로 인해 긴 침체에 빠져있던 한국의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에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역대급 호황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할 청년들이 오히려 지역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영빈 기자]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경남 거제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양대 중심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조선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청년 인구의 유출 속도가 가장 빨라서, 인구 소멸의 위기감까지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인은 어디에 있고, 또 지역 사회에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먼저 하준 기자가 거제에 다녀왔습니다.
[거제 조선업 부활 분위기에도 청년 '온데간데'/ 하준 기자]
그러니까 청년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서 지역을 떠나고 있다는 건데, 청년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채용 구조와 좁아진 취업문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쉰다', 그러니까 구직 의사가 없어서 쉬고 있다고 답한 청년들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청년들은 왜 일하는 대신 그냥 쉬는 것을 선택했는지, 이 내용은 윤형섭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청년들 취업 의지마저 잃었나…'그냥 쉰다' 50만명 돌파/ 윤형섭 기자]
[진행자 코너]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비율이 90% 수준이지만 1년이 지나면 50%까지 떨어졌습니다. 청년층이 아예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족화 될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란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취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직업훈련을 받는 것도 아닌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이런 니트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청년층들의 소득 감소로 빈곤 문제가 커지는 것은 물론 세수 감소로 인한 사회 복지의 문제와 부모세대의 부담 증가로 까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그냥 쉬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60세 이상 일하는 고령층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고용 동향을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4만2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퇴한 60세 이상 고령층은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요, 쉬고 있다는 청년층은 크게 늘어난 반면에 일자리를 찾은 부모세대,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조선업은 호황이어서 일자리가 쏟아지는데도 청년들은 오히려 거제를 떠나는 현실, 어디에 이유가 있을까요. 조선업에서 쏟아지는 일자리와 청년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들은 IT나 금융, 전문 서비스업과 같은 고부가 가치 직업을 선호하지만 거제에는 이런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이런 일자리에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보니 청년들이 거제를 떠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여기다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황을 시작하게 되면 정규직이나 대기업 진입이 쉽지 않은 한국의 고용 현실도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민간 고용시장 위축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다시 공무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인데, 전문가들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계속해서 김예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시생 돌아오는 노량진 학원가…"양질의 일자리가 관건"/ 김예림 기자]
[정영빈 기자]
그러니까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또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들이 50만 명에 달하는 현실의 책임을 꼭 청년들에게 물을 수 만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일자리 부족,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 경력 위주의 채용으로 바뀌는 기업들의 환경 변화, 경기 침체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지금의 현실이 만들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청년 실업 문제는 이렇게 복합적인 사회 구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 등이 협력해 하루라도 빨리 해결책을 모색할 때입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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