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1일 아세안+3(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인 암로(AMRO)는 한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올해 1.6%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전망인 지난해 12월 1.9%보다 0.3%포인트 내려 잡은 수치다.
앞서 19일에는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2.0%로 제시했던 숫자를 지난달 1.7%로 하향 조정한 뒤 한 달 만에 또 1.3%까지 내렸다. 17일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차준홍 기자 |
주요 기관이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전망을 또 고치는 것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피치는 우선 단기적인 경기 하방 요인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피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으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를 (한국은) 여전히 겪고 있다”며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2분기 말 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기관 중에선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아직 2%대에 있다. 그러나 이는 다음 달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IMF 측은 올 1월 전망에서 2.0%를 제시하면서 계엄과 탄핵 문제를 고려했지만, 당시 구체적인 지표가 나오지 않아 직전(지난해 11월) 전망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평택의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기관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한 한국은행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은이 13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전쟁’이 극심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기본 시나리오상 1.5%·1.8%였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성장 부진에 대응해 빠르게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정책이 정치적 문제에 걸려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경기를 부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화 가치를 낮춰서(환율은 상승)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효과를 상쇄하고 수출을 지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