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모을루 "악에 맞서자" 옥중 메시지로 집회 독려
에르도안 "야당의 쇼, 혐의에 대응 못해" 기획수사 의혹 일축
튀르키예 시위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시장이 체포된 후폭풍이 20일(현지시간) 이틀째 이어졌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탄불, 앙카라 등 대도시의 대학가와 광장을 중심으로 수천명이 모여 이마모을루 시장의 체포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 집회·시위를 향후 나흘간 일절 금지한다고 발표했던 치안당국은 이날 주요 대로를 봉쇄하고 물대포 트럭을 배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날 앞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우리는 국가의 의지로 일어선다"라는 문구와 함께 오후 8시 30분 이스탄불 구도심의 사라차네 공원에 모일 것을 독려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변호인을 통해 게시한 엑스(X·옛 트위터) 메시지에서는 "이제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국가적으로 악에 맞서자"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야당이 내부 갈등과 법률적 사안을 국가적 문제로 묘사한다"며 "CHP와 언론, 야권은 사법부가 제기한 부패 등 혐의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국영 TRT하베르 방송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마모을루 시장 혐의와 관련해) 사법부에 제출된 문서 대부분은 CHP 소속 의원들이 낸 것으로, CHP 대다수 인사는 경쟁자가 제거된 것을 몰래 축하하고 있다"며 "야당의 쇼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 이후 처음 내놓은 것으로, 이번 일이 여권의 정권 연장 의도로 이뤄졌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엑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은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현지 일간 사바흐는 이날 이마모을루 시장 등 피의자들에 대한 경찰 신문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외메르 첼릭 대변인은 CHP가 이마모을루 시장 사건을 정치화하고 있다며 "판결은 정치인들이 아닌 사법부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검찰은 테러단체 연루, 뇌물수수와 횡령·사기 등 혐의로 이마모을루 시장을 비롯해 총 106명에 대한 구금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작년 3월 지방선거 때 튀르키예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이스탄불에서 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22년째 장기 집권에 맞설 최대 라이벌로 발돋움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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