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연하장' 63년 만에 고향 품에

박수근 연하장과 연하장 봉투.

가난과 질곡의 세월을 화폭에 담은 국민 화가 박수근(1914~1965)이 미국인 지인에게 보낸 연하장이 63년 만에 고향 품에 안겼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박수근 연하장 등을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 기증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수근이 1962년 12월 지인에게 보낸 연하장과 연하장 봉투, 같은 해 열린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 등 총 3점이다. 모두 박수근의 지인이던 미국 개인 소장가(로버트 마티엘리·샌드라 마티엘리)에게서 재단이 기증받은 것이다.

'박수근 연하장'은 1962년 연말에 박수근이 샌드라 마티엘리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안쪽에 박수근의 판화가 붙어 있어 가치가 높다.

연하장 안쪽의 판화(연을 날리는 두 사람).

겉면에는 'SEASONS GREETING'이라는 인사말과 '수근 Soo Keun Park'이라는 서명이 친필로 적혀 있고, 안에는 '연을 날리는 두 사람'을 묘사한 판화가 부착돼 있다.

이 같은 형태의 연하장으로는 미술사학자 최순우와 동료 화가 이응노에게 보낸 것이 남아 있는데, 이번에 기증되는 연하장은 1962년 12월이라는 구체적인 발송 연월을 말해주는 우편 봉투가 함께 남아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마티엘리 부부는 1950년대 미군 군무원으로 들어와 30년간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박수근과 인연을 맺었다. 미술관은 기증 자료들을 4월에 열릴 '박수근 작고 60주년 특별전'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이향휘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