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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계란투척까지… 장외투쟁 갈수록 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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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 기자회견, 野 백혜련의원 봉변
이재정 의원 “행인에 폭행 당해” 주장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된 여야의 장외 정치투쟁이 끝내 계란 세례 등 폭행으로까지 번져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헌재 앞에서는 1인 시위를 빙자한 집회가 격화되며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오전 헌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계란 세례를 당하는 봉변을 겪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단·법제사법위원회 기자회견 중 날아온 날계란은 백혜련 의원의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했다. 백 의원 옆에 있던 이건태 의원 옷에도 계란이 튀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의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얼굴에 계란을 맞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이전에도 의원들을 향해 욕설과 함께 삶은 계란과 바나나, 물통 등이 날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고 백 의원에게 계란을 투척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백 의원은 계란 투척범을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제출했다.

경찰은 계란 투척 사건 이후 헌재 100m 인근에 있던 1인 시위자 수십명을 안국역 2번 출구 앞까지 강제로 이동시켰다. 현행법상 헌재 100m 인근에서는 집회가 금지되지만, 최근 탄핵 찬반 단체들이 1인 시위를 가장해 집회를 벌여왔다.

여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 뒤에서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추 의원은 “1인 시위를 하는 중에 민주당이 와서 방해하듯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의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얼굴에 계란을 맞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국회의원에 대한 폭력 행위는 헌재에 대한 폭력 행위이자 겁박”이라며 경찰의 경비 강화를 요구했다.


경찰이 헌재 인근 통제를 강화한 이날 오후에도 헌재 앞 혼란은 계속됐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의 필리버스터 기자회견 외에도 1인 시위와 천막 농성이 이어졌다. 이를 중계하기 위해 모인 유튜버들과 이 광경을 생경하게 바라보며 지나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헌재 인근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일도 있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웬 남성 한 분이 거의 날아차기를 하듯이 발로 제 오른쪽 허벅지를 찼다”며 “여기 오는 의원님들, 특히 여성 의원님들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두렵긴 하셨을 거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경찰이 헌재 주변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 매일 출근 시간인 오전 8시30분과 퇴근 시간인 오후 5시30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경비태세를 확인하기로 했다.

조희연·유지혜·장한서·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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