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K조선의 고객 'US NAVY'] ② 특수선 '투 톱'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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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 정우만 상무-김대식 한화오션 상무/그래픽=윤선정 |
"우리는 세계 1위 조선 기업이다. 미국 MRO를 시작으로 군함 신조까지 수행할 역량이 있다."(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이미 추가 수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MRO 확대로 미래 방산 시장의 새 기회를 창출하겠다."(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TFT장 상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담당 임원들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MRO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동시에 미래 '함정 수주전'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었다. 양사는 지난달 진행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 해군 관련 사업을 두고 국내 특수선 '투 톱' 간 경쟁이 점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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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美 핵심 요구 모두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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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만 상무는 우선 "MRO 등 조선 협력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장점은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한 조선사라는 것"이라며 "성능, 비용, 납기 등 미 해군의 핵심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2~3척의 MRO 사업 수주 목표를 잡은 것과 관련해선 "MRO를 위해 울산조선소 내 도크와 안벽 뿐만 아니라 전문 협력사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수주 목표를 소화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고, 추가 수주가 있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상함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MRO부터 미래 군함 건조 사업까지 대응한다. 국내 최신예 구축함인 이지스함(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의 모든 기본설계를 수행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게 강점이다. 이외에도 △울산급 배치-I/II/III급 호위함 △4500톤급 광개토-II급 구축함 △8000톤급 이지스구축함 등 건조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운항 선박 내 MRO를 위한 3D프린팅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혁신'에도 힘을 준다. 시간과 비용을 대거 절약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정 상무는 "미국 주력 함정인 알레이버크 구축함과 동일 모델인 세종대왕함과 정조대왕함을 연구개발한 노하우와 역량 역시 갖고 있다"며 "미국 측도 우리의 강점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힘을 줬다. 이어 "한국이 세계 1위 조선업 역량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하는 중"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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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한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함선이다. 2025.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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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매년 수주 목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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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상무는 한화오션을 '해군 함정 운용 토털 솔루션 제공 체계통합업체'로 지칭하면서 "MRO 업무 실적과 수준 면에서 충분히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실제 한화오션은 미 해군 MRO 2건(월리 쉬라, 유콘)을 선제적으로 수주했다. 특히 '월리 쉬라'호는 거제사업장에서 6개월간 정비를 마치고 지난 13일 출항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정비 요소를 한화오션이 찾아냈고, 여기에 미 해군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 5~6척의 미 함정 MRO 수주를 목표로 잡은 것과 관련해 김 상무는 "함정 증가와 노후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MRO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미 해군의 정비 조선소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 함정 MRO는 매년 상향된 수주 목표를 가져 갈 것"이라며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해군 MRO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역시 MRO를 넘어 미 함정 제작 시장까지 겨냥한다. 지난해 미국 현지의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하는 등 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그는 "미 군함 건조력이 약해지는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함정 건조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군함 건조 협력의 기초가 마련되고 있는데, 이는 한화오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상무는 "한화오션은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하고 지역 내 상생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한화오션이 기술력과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이를 지역 중소 조선소들과 공동 수행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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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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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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