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매 및 전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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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토허제 확대 적용으로 영향을 받는 곳은 서초·강남·송파·용산구 아파트 2200개 단지, 40만 가구다. 이 지역에서 주택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주택 매입자가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현재 임차인(세입자)이 있으면 임차인이 나가고 주택 매입자가 실거주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주택 임대차계약 종료 확인서’를 구에 제출해야 한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조치로 이 지역에서 전‧월세 시장에서 ‘공급 충격’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전‧월세의 대표적 공급자 역할을 해온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지금까지 전세 또는 월세로 나왔던 주택들이 실거주자로 채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 급등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세공급물량 상황을 분석한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월 133.0으로 전달 128.5보다 4.5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한 경우 전세 ‘공급 부족’ 시장을, 100 아래면 ‘공급 충분’ 시장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월세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월의 월세 수준을 100으로 보고 산출하는 월간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를 강남 3구가 포함된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지수는 121.958로 지난해 2월(112.159)보다 8.7%(9.799) 상승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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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전셋값이 먼저 오르고 매매가도 같이 오르던 상황에서 정부가 토허제를 확대 적용한 것”이라며 “지방 주택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 없고 서울의 주택 거래만을 묶으려 한 시도이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을 더 심화해 전‧월세와 매매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매매 가격에 비해 전‧월세가 싼 단지들이 구축 재건축단지들인데 강남과 용산의 토허제 확대는 이런 단지들의 임대 물량을 없애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도 공급이 부족해 전세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더욱 전세가가 오르게 됐다”며 “고래 싸움에 세입자 등이 터져나가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골드리얼티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이번에 새로 토허제로 묶인 반포동 전‧월세 시장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매를 허가하는 허가권자는 각 자치구의 구청장이다. 그런데 허가권자가 실거주 이외의 매매계약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토허제 구역 외의 주택을 처분하든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만 하고 이런 영향으로 강남과 용산 이외의 지역에 임대 공급이 늘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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