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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반도체 겨울' 외치던 모건, 삼전·닉스 '긍정' 급선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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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만에 태도 바꿔
삼성전자 6.5→7만·SK하이닉스 15→23만 목표가 상향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돌연 상향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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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반도체 산업의 장래가 밝지 않다는 내용의 '반도체 겨울론'을 외쳤던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반년 만에 전망을 급선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지속 하향하면서 자신들의 단기 전망이 틀렸다(전망보다 심각했다)는 조롱 섞인 보고서까지 냈던 모건스탠리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18일 'D램-침체를 넘어 미래를 보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했다. SK하이닉스는 15만원에서 23만원까지 올렸다. 앞서 지난해 9월 '겨울이 곧 닥친다'는 제목으로 SK하이닉스에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고 목표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까지 내린 지난 보고서 기조와는 대조적이다.

모건스탠리는 돌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올린 배경으로 중국의 AI 설비 투자 증가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D램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반도체 현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이 감산 효과로 반등하고 있는 것도 긍정 평가에 원인으로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을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관계성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점이 있는 HBM 분야 리더십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낸드도 감산 효과로 2분기부터 평균판매가격(ASP) 반등이 가능하다고 봤다.

단 삼성전자의 HBM 진출로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너무 빠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이 꺾인 지 3개 분기가 지났으나 바닥이라고 할 만한 지점에 오지 않았고, 소비 심리 악화 등에 따라 예전 같은 V자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정 평가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확실한 긍정적인 자세를 취취했는 평가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다는 확실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위험 없이는 보상도 없다. 위험은 변동성인 만큼 큰 이익을 내려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며 "시장은 점점 더 계곡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2026년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더 많은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모건스탠리의 이번 평가를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우선 삼성전자는 보고서가 발표된 날 1.56% 오른 5만8500원에 거래를 마친 후 20일 장에서도 장 초반 강세를 띠고 있다. 오전 11시 45분 기준 장중 6만원도 터치했다. 삼성전자가 6만원대 주가로 이날 장을 마친다면 지난해 10월 15일(6만1000원) 이후 5개월 만에 결과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SK하이닉스도 19일 1.23% 오른 20만5500원에 거래됐고, 20일 장에서도 강보합권을 이어가는 등 분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이번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비중 확대(OW)', SK하이닉스는 '비중 유지(EW)'로 제시하면서 우선순위를 삼성전자에 부여하긴 했으나, SK하이닉스도 '중립'에 해당하는 EW를 받은 만큼 긍정적인 견해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가도 글로벌 IB의 이번 발표를 주시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한 번에 반토막 낸 파격적인 보고서를 내자 국내 증권가가 앞다퉈 목표주가를 함께 내렸고, 국내 금융 당국의 조사까지 촉발할 정도로 논란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보고서 발표 이후 SK하이닉스 주가가 폭락하자 모건스탠리가 관련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중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1분기가 반도체 업황의 저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경쟁력 회복 및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 고대역폭메모리4 12단 샘플 공급 소식이 전해지는 등 국내 반도체주는 흐름이 양호했다"고 전망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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