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직접 부담하는 보험사 "플랫폼만 배 불리기"
핀테크사는 보험개발원 정보 이용료 두고 협상 난항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보험을 비교하고 추천해주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을 출시한다. 이번 2.0 서비스는 보험사 다이렉트채널(CM)의 보험료와 플랫폼 보험료를 동일하게 맞춰 가격을 일원화하고 차량정보나 보험계약 만기일 등을 자동으로 기입되게 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보험업계는 가격 일원화로 소비자들의 유입과 실제 계약 체결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는 보험사 다이렉트채널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적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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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은 높이고 가격은 동일하게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이 오늘(20일) 출시됐다. 이번 2.0 서비스는 4개 핀테크사(네이버페이·토스·해빗팩토리·카카오페이)가 참여한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이날 오전 12시(자정)에 오픈했다. 해빗팩토리는 이달 말,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 중 2.0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가격 일원화·편의성 개선…자동차보험 비교·추천 2.0 나온다(3월19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월 야심 차게 출시한 서비스다.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 특약과 보험료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보험료 부담을 덜고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플랫폼과 기존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과의 가격차이, 수기입력으로 인한 보험료 계산의 부정확성 등이 활성화 저해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전가해 이중 가격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실제 구매 전환율도 저조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의 이용건수는 약 148만6000건이었으나, 이 가운데 약 14만건(9.4%)만이 계약 체결로 이어졌다. 여행자보험 구매 전환율이 65.2%(2월 평균값)인 것과 대조적이다. ▷관련기사: '빛좋은 보험 비교서비스'…업계도 소비자도 미적지근(2024년 6월20일).
금융위는 2.0 서비스를 출시하며 가격을 일원화하도록 했다. 서비스를 제공한 핀테크사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율을 3%에서 1.5%로 낮추면서다. 수수료는 소비자가 아닌 보험사가 부담한다.
금융위는 소비자가 정확한 보험료를 산출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핀테크사에 정보공유도 확대하기로 했다. 보험개발원에서 차량정보, 만기일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별도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차량정보와 자동차보험 만기일이 자동으로 기입된다. 보험사에서도 특약할인 검증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보험료 계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과 추가 정보제공 협의도 지속한다. 보험개발원을 중심으로 첨단안전장치(전방충돌방지장치 등)도 자동 기입될 수 있도록 추가 정보제공 및 전산 고도화 작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보험사-핀테크사 간 협의체를 통해 보완사항을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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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환 늘겠지만…보험사는 '울상'
핀테크업계와 보험업계는 이번 가격 일원화와 편의성 개선으로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출범 당시 의도대로 가장 저렴한 보험료를 확인하고 가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수수료를 직접 부담하게 된 보험사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핀테크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수익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보험료가 저렴했던 이유는 일종의 '직거래'였기 때문인데, 중간에 플랫폼을 한 번 더 거쳐도 이 직거래와 같은 보험료를 받아야 하니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 증대보다는 수수료 부담이 더 커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득이 되지 않는 서비스"라며 "비교·추천 서비스 2.0이 출시돼도 고객들이 자사 다이렉트 채널을 이용하도록 보험사가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사의 경우 보험개발원과 수수료 협상 문제가 남아있다. 핀테크사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험개발원의 차량 정보, 기존 계약 만기일 등 정보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험개발원에 정보 이용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핀테크 업계는 보험개발원이 요구하는 수수료가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 조회 수수료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할지, 건 당으로 부과할지 등을 보험개발원과 논의 중"이라며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협의할 문제가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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