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 "아빠 의사? 압구정 어디 사냐?"…계급 논란 부른 '워크돌'

구독자 400만명이 넘는 채널에서 대치동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아파트와 부모님 직업 등을 물어봐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구독자 4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에서 대치동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아파트와 부모님 직업 등을 물어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는 아이돌 그룹 ‘엔믹스’(NMIXX)의 멤버 해원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토스트 가게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해원은 가게를 찾은 초등학생들에게 “다들 여기(대치동) 살아요?”라며 말을 건넸다. 한 학생이 “압구정에 산다”고 하자, 해원은 “압구정 어디?”라고 되물었다. 학생이 “현대아파트”라고 답하자 해원은 뒤에 있던 직원과 눈빛을 교환하며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대표적인 ‘고가’ 주택으로, 최근 한 세대(전용면적 198.41㎡)가 94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발언과 함께 화면 하단에는 ‘대치키즈 호구조사’라는 자막이 크게 들어갔다.

이후 제작진은 또 다른 학생이 입고 있던 고가의 브랜드 패딩을 보고 “이 옷은 누가 사줬느냐”고 물었고, 학생은 “아버지가 사주셨다”고 답했다. 이에 해원은 “아버지가 그 브랜드에서 일하시냐, 의사시냐”고 질문했고, 학생은 “아니다”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그러자 해원은 현대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했던 학생에게 “아버지가 의사시냐”고 재차 질문했다. 학생이 “맞다”고 답하자, 제작진은 앞서 좋아하는 친구가 있지만 아직 고백하지 못했다고 밝힌 이 학생에게 “그럼 그냥 고백해도 된다”는 발언을 했다.

이와 함께 해당 장면에 “알파메일 조기 확정”이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알파메일은 무리에서 가장 높은 서열을 가진 개체를 뜻하는 단어로,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주도적인 남성’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즉, 부모의 직업이 ‘의사’라면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한 연출이 이루어진 것.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원, 제작진의 질문과 대화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부촌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거주 아파트와 부모 직업을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이를 찬양하는 듯한 발언이 부자 선망을 심화시키고, 경제력에 따른 계층 구분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해당 논란과 관련해 ‘워크맨’ 제작진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번 논란 외에도, 앞서 ‘워크맨’에서는 경찰 비하 논란, 선정적인 제목 논란, 제작진 하대 논란 등이 불거진 바 있다. 또한 업무 도중 음주가 가능한 것처럼 묘사한 방송인 장성규의 행동이 문제가 돼 불법 주류 광고로 적발되기도 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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