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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인터뷰] 안철수 "제 지역구가 대장동…다음날 이재명 인천으로 달아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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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진영 똘똘 뭉쳐 있어 승패는 중도에서…확장성은 제가 제일"

"영남 의원들 지역구 갔다오면 생각 바뀌어…수도권 정당이 돼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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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국면에서 현재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광장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해 강성 발언을 내놓는 의원들을 두고도 수도권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만나 "수도권 의원 중심으로 해서 지도부가 짜이면 좋겠다. 3선 이상의 수도권 의원이, 당을 수도권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개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의 문제 중 하나가 수도권 의원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의원이 영남권 의원이다 보니까 주말에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면 생각이 바뀐다"며 "듣는 얘기가 (장외 집회에 나서는 게)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도권에 51%의 국민이 산다.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의원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내 극단적인 대결 양상이 자리한 배경을 두고는 "문재인 정권 때부터 시작됐다. 이상하게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기 시작해서 점점 더 골이 깊어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그때가 국민 통합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걸 (적폐청산이라며) 국민을 갈라놓는 데 썼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본인 모두 탄핵에 찬성했지만 '배신자'라는 지적을 한 전 대표만 받는 것을 두고는 "전문성이 없는 게 크다. 한 전 대표가 법무부장관 때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지도 못했고,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총선에 패배했다"며 "법적인 것을 빼고 저처럼 미래 먹거리 산업이나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 도중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5.3.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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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팬덤이나 한쪽으로 극단화된 지지 세력이 너무 크다 보니, 침묵하는 다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독일에 갔을 때 지한파 학자가 궁금한 게 있다고 했다. 원래 정치는 지지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인들끼리 싸우고, 협상하고, 타협하고, 그래서 합의를 이뤄내는 그 과정이다. 한국은 이상하게 이게 거꾸로 돼서 정치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지지자들이 싸운다는 것이다. 한국은 왜 그렇냐고 묻는데 제가 답을 못했다. 우리나라는 왕정 같은 5년 대통령 체제, 이 전근대적인 구조가 바뀌지 않으니까 여전히 의식도 그냥 계속 본인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못 하게 되는 것 같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균형과 견제를 맞춰야 자연스럽게 국민들이 '내가 주인이구나'라고 인식하게 될 것 같다.

-최근 국민의힘을 보면 장외 투쟁을 하는 게 주류 같은데.
▶우리 당의 문제 중의 하나가 수도권 의원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의원이 영남권 의원이다 보니까 이분들은 주말에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면 생각이 바뀌어서 올라온다. 듣는 얘기가 '잘하고 있다'니 수도권 정서와 안 맞는다. 문제는 수도권에 51%의 주민이 살고 51%의 국회의원이 있으니까 판판이 지게 되는 거다. 실제로 수도권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의원의 숫자가 열 명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이런 부분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단은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해서 지도부가 짜이면 좋겠다. 사실 저도 이렇게 경험한 걸 생각해 보니까 3선 정도 돼야 알겠더라. 초선·재선보단 3선 이상의 수도권 의원이 당을 수도권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개혁하는 그 과정이 필요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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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라는 소용돌이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만 승복하면 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정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승복 메시지를 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유혈 충돌 사태 위협도 줄어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당시 갑호 비상(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위의 비상령)을 내렸는데도 네 분이나 돌아가셨다. 이번에도 아슬아슬하다. 그래도 이제 대통령이 되신 분이니까. 국가의 제일 큰 어른이시니까 대범하게 움직이시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조기대선이 펼쳐질 경우 출마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감이 크다고 본다.
▶2주 전 일요일에 '국민통합', '시대교체' 두 가지 화두를 던졌다. 지금이 정말로 국민통합이 필요하고 시대교체가 필요해서다. 국민통합을 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한 나라는 인류 역사상 어떤 나라도 없었다.

-탄핵 소추 과정에서 당의 입장과 달리 투표에 참여했다.
▶저는 대부분의 안건에 대해 당과 의견을 같이했다. 유일하게 달랐던 게 채상병 특검이고 그다음이 윤 대통령 탄핵이다. 그건(탄핵은) 미리 제가 의총에서 말했다. 이러이러한 항목과 배치되기 때문에 이건 탄핵소추안을 통해서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전문가들이 제대로 판결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말했더니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가 계속 앉아있을 걸 알고 나가면서 저랑 친한 다선 의원들은 제 등을 두들기면서 나갔다. 그리고 저는 지역구민 20만 명의 대표다. 저 혼자 앉아있다고 생각 안 했다.

-탄핵 표결을 주도한 한동훈 전 대표와 다른 지점은?
▶한 대표는 어떤 전문성이라는 게 없다. 어떻게 보면 사실 한 대표가 맡아서 성공한 적이 없었던 게 제일 클 거다. 법무부장관 때도 이재명 대표를 못 집어넣었고, 그다음에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총선에서 패배했다. 당대표를 하고도 결국은 탄핵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그 논란을 빚으며 결국 그만둬야 했다. 저같이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것이라든지 사회문제 해결이라든지 이런 쪽이 없다. 좋은 정치적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보통 그 전 대통령하고 똑같은 사람을 그다음에 뽑진 않았다. '0선 검사' 2기 대통령을 뽑기는 힘들다.

-다른 잠룡들을 평가해 본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만약 대표 선수가 되면 민주당에서 '명태균 게이트'로 엄청나게 공격을 많이 받으실 거다. 그리고 강남 3구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그것 때문에 사실은 제일 값이 안 오르는 노원까지도 집값이 들썩들썩한다. 지금 지방은 집값이 내려가고 미분양 사태를 걱정하고 있는데, 서울 일부 지역만 값이 오르게 만들었다. 아마 굉장히 큰 비판 요인으로 작용할 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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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는 안 된다', '뭉쳐야 한다'고 했는데 이유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이 다음 주 수요일에 선고된다. 저는 2심에서 유죄가 난다면 대법원 선고가 나든 말든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본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유죄가 날지 무죄가 날지 모르는데 그 사람을 어떻게 뽑나.

-이 대표가 '실력은 좋다'는 평가도 있는데
▶그것도 저는 안 믿는다. 왜냐면 제 지역구가 대장동이다. 제가 백현동에 산다. 사실은 지금 지역구가 거기인 이유가 이재명 대표와 붙으려고 해서다. 지난번에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끝나고 바로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재명이랑 붙겠다'고 했다. 바로 다음 날 이 대표가 인천으로 달아나더라.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한 사람이 인천 쪽에 국회의원 나가는 건 아마 한국 헌정사상 처음 아닌가.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구도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이번 선거의 제일 큰 특징은 양쪽이 똘똘 뭉쳤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일단 (여야의) 후보가 딱 정해지면 서로의 진영에서 우선 표를 가져갈 거다. 그럼 남는 게 중도다. 거길 누가 더 가져오는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이 구도에서 제가 제일 유리하다는 건 이미 증명됐다. 중앙일보와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2030 사이에서 이재명 대 여권의 7명의 후보군을 놓고 보면 제가 제일 높다. 최근 데일리안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 2030에서 김문수 후보하고 저하고 1% 정도 차이로 1, 2위를 다퉜다. 그런 것들을 보면 중도확장성은 제가 제일 크다는 게 숫자로 증명이 돼 있다. 당원들도 전략적 선택을 하실 거라고 본다.

-제3 진영 정치는 포기했는데 본인의 미래 구상은 뭔가
▶보수 정당에 몸을 담고 이 당의 개혁과 개헌,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서 우리나라 정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해서 다당제로 갈 수도 있다. 그렇게 지금 생각하고 믿고 움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96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안 의원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컴퓨터 백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냈다.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나섰으나 박원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복귀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이후 제20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하는 승부수를 던져 윤 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

인터뷰=최경환 정치부장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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