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순방지 유럽, 전통 깨고 이례적 선택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파리·런던 방문
"캐나다는 가장 유럽적인 비유럽 국가"
트럼프엔 "먼저 진지한 태도 보여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캐나다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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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찰스 3세 국왕과 연이어 회담을 했다.
지난 14일 취임한 카니 총리는 지난 16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역대 캐나다 총리들은 통상 첫 해외 순방지로 대부분 경제·안보·외교적으로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을 방문하는 게 일반적 전통이었으나 카니 총리는 미국이 아닌 유럽을 선택,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카니 총리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캐나다는 가장 유럽적인 비유럽 국가”라며 “프랑스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친구를 환영하고 있다”며 카니 총리의 방문을 반겼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총재를 역임한 카니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당시 영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경고했다. 이에 브렉시트를 강하게 지지한 영국 보수 진영에서는 “공포 마케팅을 펼쳤다”며 정치적 편향성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유럽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외교·경제 파트너십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17일(현지시간)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선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사진 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오른쪽 사진 왼쪽) 영국 총리와 만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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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총리는 이번 첫 해외 순방에서 미국과의 긴장된 관계 속에서 영국·프랑스 등 유럽과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였는데 캐나다가 미국산 F-35 전투기 구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영국 및 프랑스와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과는 협력을 시사하면서도 관세 정책에 있어서 강경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미국과의 전반적인 경제·안보 관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미국이 먼저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취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지난 14일 취임식에선 “캐나다는 프랑스, 영국, 원주민의 토대 위에 건설됐다”면서 “캐나다는 절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 대표로 선출된 지난 9일 첫 연설에선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의 (보복)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한편 올해 예정된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캐나다 자유당의 지지율 반등을 이끄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51번째 주(州)로 편입 가능성 언급,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유당이 보수당과의 대결 구도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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