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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몰라. 기계가 사인했어" 트럼프 조롱…오토펜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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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직전 '트럼프 정적' 인사에 선제적 사면…트럼프 "무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서명'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여러 문서에 '오토펜(autopen)'을 이용했는데, 해당 문서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줄곧 사용했던 오토펜을 문제삼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 또 사면과 같은 중요도가 높은 문서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란 주장이 맞선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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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여러 인물을 사면한 결정에 대해 "무효다. 더는 효력이 없다"고 적었다. 그 이유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오토펜으로 서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토펜은 대통령 등 서명권자가 미리 자신의 서명을 저장해두면, 이후 기계가 동일하게 서명해주는 장치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올해 1월 19일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비롯해 마크 밀리 전 합참 의장, 리즈 체니 전 공화당 의원 등에 대한 '선제적 사면'을 단행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인물이고, 다른 이들도 1·6 미국 의사당 폭동 사건을 조사하는 등의 사안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후 이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미리 사면해 보호하려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에 오토펜이 쓰였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논리로 향후 정적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바이든은 이 사실(사면)을 전혀 몰랐고. 누군가 오토펜으로 서명하고 사면했다"고 말했지만, 뚜렷한 근거는 대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 취지에 대한 공개 발언까지 있었던 만큼 '그가 사면을 몰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상 조롱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한편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오토펜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 법안과 행정명령은 물론 중요도가 비교적 낮은 서한이나 메시지까지 일일이 대통령이 직접을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자주 사용했다. 2019년 9월 유럽 순방중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효 만료를 앞두고 연장된 '애국자법'에 오토펜으로 서명했는데, 당시 공화당은 중요도가 높은 법안에 사용하면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토펜을 사용했다. 다만 그는 백악관이 어린이와 아픈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편지를 받는다며 "예컨대 젊은이에게 편지를 보낼 때는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면과 그가 서명한 모든 것에 오토펜으로 서명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오토펜으로 서명한 모든 것을 무효화해야 하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에 달려 있다. 바이든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을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거듭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이미지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있어야 할 초상화 액자에 오토펜을 그려넣기도 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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