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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출발은 늦었지만…오뚜기, 해외서 저력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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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 비중 10%에 불과…매출 제자리걸음
진라면 BTS 모델 선정 등 인지도 제고 본격화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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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다. 그간 내수만으로도 꾸준한 매출을 내왔지만 최근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사업 확대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주력 제품인 '진라면'의 글로벌 캠페인 등으로 해외 인지도 제고에 나서는 한편, 해외 현지 생산 설비를 확충해 5년 내 해외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오뚜기'를 알려라

오뚜기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영문 상호를 'OTTOGI'에서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기존 영문 표기의 철자가 다양하게 발음될 수 있어 혼동이 있었던 만큼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 브랜드를 쉽게 인지하고 발음할 수 있도록 회사명을 변경하기 위해서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부터 국내와 해외 주요 수출국에서 새로운 영문 표기의 상표권 출원을 진행해 왔다. 수출용 제품 패키지 역시 신규 영문 심볼마크을 적용해 순차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지난 1월 대표 라면 제품인 '진라면'에 새로운 영문 로고를 적용한 수출용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진라면의 새로운 수출용 패키지에는 영문 'JIN'을 크게 강조해 전면에 표기했으며 '순한맛'과 '진한맛' 등 맛 종류에 따라 시그니처 색상을 적용했다.

오뚜기 진라면의 글로벌 모델인 방탄소년단(BTS) 진이 함께한 새 글로벌 캠페인. / 사진=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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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해외 홍보에도 나섰다. 오뚜기는 새로운 패키지를 적용한 진라면을 지난 1월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선보였다. 특히 이달부터는 인기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진을 진라면 글로벌 모델로 선정하고 해외 캠페인도 시작했다. 진라면의 이름과 진의 이름이 같다는 데 착안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진라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다. BTS는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를 해외에 알린 주역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라면, 소스, 간편식 등을 생산할 현지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미 부지 확보는 완료했으며 착공을 위한 인허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뉴질랜드와 중국의 원료 공장, 베트남의 라면 생산공장과 소스 생산공장 2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낮은 해외 비중

오뚜기가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최근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매출 확대를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에 나서야 하지만 여러 여건상 쉽지 않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K푸드', 특히 라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오뚜기의 경쟁사들은 수년 전부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면서 국내 부진을 해외 매출로 보완하고 있다.

불닭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인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22년 6057억원, 2023년 8093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2024년 1~3분기 수출액도 962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1조원을 넘긴 것이 확실시 된다. 전체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6.8%, 2023년 69.4%에서 지난해 1~3분기 80.5%으로 치솟았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의 경우 지난해 내수 부진을 해외 매출로 보완했다. 농심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1.0%에 그쳤다. 하지만 수출액의 성장률은 26.8%를 기록했다. 농심의 해외 법인 매출액과 수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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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뚜기는 내수 비중이 높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2022년 3265억원, 2023년 3325억원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1~3분기 해외 매출도 2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 역시 2022년 10.3%, 2023년 9.6%, 2024년 1~3분기 9.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오뚜기의 지난해 실적도 부진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2조64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에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현재의 3배 가량에 해당하는 1조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뚜기 오너 일가도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23년 11월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시키고 본부장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앉혔다. 또 함 회장의 장녀 함연지 씨와 그의 남편 김재우 씨도 오뚜기 미국법인인 '오뚜기 아메리카'에서 근무 중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수출 비중이 10%대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해외에서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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