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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배송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가 회복 과정을 거쳤지만 중산층의 소비지출은 2019년 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펴낸 ‘최근 소비 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지난해(1∼3분기 평균) 소득분위별 실질 소비지출액(물가 상승분 제외)이 고소득층(4·5분위)과 저소득층(1분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2·3분위는 지난해에도 5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토대로 따진 결과, 소비지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1분위(하위 20%)의 지난해 소비지출액은 2019년을 100으로 놓을 때 10% 많은 110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위는 104, 5분위는 103이었다. 1분위는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꾸준히 100을 웃돌고, 4·5분위는 2023년부터 1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해 2분위는 98, 3분위는 97에 그쳤다. 2·3분위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지출이 계속 2019년 수준 이하를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저소득층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소비를 유지하고, 고소득층은 자산 증가와 소득 회복으로 빠르게 소비를 정상화하고 있다”며 “반면 중산층의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에 견줘 중산층(2·3분위)은 한계소비성향 감소폭도 두드러진다. 소득 증가분 중 소비에 쓰는 비율로 한계소비성향을 따질 때 2분위는 지난해 1~3분기에 81.8%로 2019년(90.8%)보다 9%포인트 줄었다. 3분위도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2·3분위의 한계소비성향 감소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상승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위 소득 계층에서는 가계부채와 이자 비용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 여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 대유행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이후가 소비 감소폭은 크고 회복 속도는 더 느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때는 월평균 소비지출액 평균치(2008~2009년)가 2007년 대비 2.51% 감소했다가 2010년에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2020년에 2019년 대비 2.82% 감소 이후 3년이 지난 2022년까지 소비 규모가 2019년 수준을 밑돌았다.
특히 의류·신발, 기타상품·서비스(개인용품, 보험료 등) 부문이 소비 부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을 100으로 놨을 때 지난해 의류·신발 소비는 82, 기타상품·서비스는 91,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94에 그쳤다. 반면 보건은 116, 주거·수도·광열은 111, 음식·숙박은 106으로 지출이 늘었다.
이본영 선임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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