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선박 제조원가 20~30% 차지
중국산 안 쓰면 수익성 확보 안 돼
쓰면 대미 수출 사실상 포기해야
정부선 제3국 우회 수입 차단도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는 전체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중 중국산을 20% 정도 사용하는데 중소형 조선사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절반 정도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후판은 통상 선박 제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조선사는 값싼 후판을 선호하고, 이는 중소형 조선사일수록 더하다. 중국산 후판은 국산보다 15∼20% 정도 싸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이 사용된 선박을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면한 문제다. 미국은 이미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자국 항구에 입항할 때 고액의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형 조선사는 중국산 후판 사용을 줄이면 비용이 늘어나는데, 늘어난 비용을 메꿀 방도가 마땅치 않다. 여기에 한국 정부도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계획 중이어서, 이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산 수입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이중고까지 감내해야 한다. 국내 업계는 지난해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 최대 38%의 잠정 방지 관세 결정을 끌어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사용에 대한 각종 제약이 생기면서 새로운 자재를 찾아야 한다”며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사와 달리 중소형 조선사들은 대부분 상선을 만들기 때문에 당장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구조 개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 때문에 대안이 아니다”며 “정부에선 무조건 중국산 후판에 제재를 가하기보다 그에 따른 보상 등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