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 사진=AFPBBNews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7·알펜시아)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승훈은 16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9초5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스프린트포인트 40점을 얻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조반니니(7분56초47·스프린트 포인트 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벨기에의 바르트 스빈크스(7분56초69·스프린트포인트 20점)가 가져갔다.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쇼트트랙’으로 불린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 팀추월과 더불어 헬멧을 착용하는 유이한 종목이다. 다른 종목은 기록이 최우선이다. 한 번의 레이스에 선수 두 명이 서로 다른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달려 우열을 가린다.
이승훈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레이스 초반엔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했다. 이어 결승선을 한 바퀴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선수들 사이로 비집고 나와 선두 자리까지 꿰찼다.
이승훈이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건 2016년 2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후 약 9년 1개월 만이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4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다. 밴쿠버 올림픽 남자 1만m 금메달을 시작으로 한국 최고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군림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팀 추월 종목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후배들과 출전한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성기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주종목이었던 5000m나 1만m에선 더 이상 옛 실력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체력과 스피드보다 전략과 경기운영이 중요한 매스스타트에선 그의 노련함이 빛을 발했다,.
사실 이승훈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고전했다. 매스스타트조차 입상권에 들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세대교체를 위해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후배들과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선수 동계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최다 메달(9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승훈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이승훈은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준비를 시작한다.
이승훈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남은 시간 준비 잘해서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