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무대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72개 팀 중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8강에 진출한 것이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를 4-1로 대파하며 1, 2차전 합계 5-2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맨유는 이번 시즌 EPL에서 14위까지 떨어지며 당시 2부 리그로 강등당했던 1973-1974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유로파리그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8강에 올랐다.
후벵 아모림 감독 부임 후 최악으로 치닫던 맨유는 최근 다시 경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팀의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사실상 팀 전체를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팀의 상승세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번 시즌 페르난데스가 득점한 12경기 중 8경기에서 그의 골이 팀의 승점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그는 아스널전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FA컵 풀럼전에서도 동점을 만들었으며, 에버튼전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팀을 구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소시에다드와의 2차전에서도 맨유는 페르난데스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맨유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6분 맨유 역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페르난데스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1~2차전 합계 2-2 원점으로 돌린 채 전반전을 끝냈다.
한 골을 따라붙은 맨유의 흐름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후반 3분 엘루스톤도가 침투하던 지르크지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막으며 파울을 범했고, 다시 맨유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페르난데스는 또 다시 성공시키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페르난데스는 침착하게 두 번의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데 이어 세 번째 골까지 기록하며 스스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후반 42분 가르나초의 컷백 크로스를 받은 페르난데스가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3-1로 달아났다.
경기 후 맨유의 아모림 감독 역시 페르난데스를 극찬했다. 그는 "우리가 필요할 때 페르난데스는 그라운드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공을 전진시키고, 골을 넣는다. 우리 팀에 완벽한 주장이다. 이제 우리가 그를 도와서 우승을 해야 한다"고 평했다.
현재 맨유는 EPL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유로파리그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이며 8강에 진출했다. 맨유의 다음 상대는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이며, 만약 준결승을 통과한다면 결승에서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과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맨유의 현재 상황은 마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팀처럼 보인다. EPL에서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하위권을 맴도는 반면, 유럽 무대에서는 놀라운 끈기를 발휘하고 있다. 이는 선수들의 개별적인 역량과 유로파리그에 대한 집중력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흐름이 지속 가능할지 여부다.
한 시즌 내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팀이 단순히 유럽 대항전에서만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서 시즌 전체를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페르난데스가 홀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맨유가 얼마나 한 선수에게 의존적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유로파리그 우승이 맨유가 이번 시즌 할 수 있는 유일한 만회책이다.
하지만 이 희망이 단순한 착시효과로 끝날지, 아니면 진정한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