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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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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는 이’ 캐나다-EU, 美에 보복관세… 멕시코-브라질은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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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통상전쟁]

美 관세폭탄에 각국 다른 대응… 성난 캐나다 “美철강-컴퓨터 등 관세”

EU, 공화당 텃밭 제품 ‘핀셋 겨냥’… 할리데이비슨-오렌지주스 등에 맞불

멕시코 “대화의 창 열려있어” 유보… 브라질, 불쾌감 속 맞대응은 자제

12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가운데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 같은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각국이 처한 △통상 여건 △대미 무역 규모 △국내 정치 상황 등은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고관세 부과 정책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 ‘보복형’과 ‘인내형’으로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료: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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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택한 캐나다·유럽연합(EU)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의 통상전쟁에서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나라로 꼽힌다. 이날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13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 298억 캐나다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해 새로운 25%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맞서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주철 등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캐나다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다시 한 번 성공적인 무역 파트너십에 혼란과 무질서를 야기했고, 캐나다와 미국 가정의 생활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지리·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자 정치·경제 동맹이던 캐나다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서 가장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함께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비하 발언이 계속되자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조직적으로 벌어질 정도로 캐나다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기 총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와 정치권이 악화된 민심을 반영해 강경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차기 캐나다 총리에 오를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한다면 적절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의 문은 열어뒀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EU 역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효된 지 1시간 만에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1일부터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EU는 다음 달 13일부터 2단계 보복 조치로 공화당 강세 지역의 제품을 ‘핀셋 겨냥’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유명 의류인 리바이스 청바지와 켄터키주의 주력 상품인 버번위스키를 비롯해 ‘러스트 벨트’(낙후된 동북부의 공업지역)인 위스콘신주에 본사를 둔 할리데이비슨의 오토바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의 오렌지주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당)의 고향인 루이지애나주의 대두 등이 관세 적용 대상으로 고려된다.

● 인내하며 ‘대화 문’ 연 멕시코·브라질·영국

반면 대미 2, 3위 철강 수출국인 멕시코와 브라질은 별다른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물밑 협상’을 벌이며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아 온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며 4월 2일까지 상황을 두고 보겠다고 했다. 아직 ‘상호 관세’ 부과라는 큰 산이 하나 더 남아 있는 만큼, 그때까지 협상 카드를 아껴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관세를 포함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미국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도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연설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트럼프가 계속 소리를 지르더라도 상관없다. 난 못생긴(ugly) 얼굴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나에게 차분하게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관련 부처 장관들은 신중 모드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페르난두 아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은 “우리는 그런 식(보복 관세)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룰라 대통령은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외교장관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했다. 또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도 보복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자 미국에 상당한 양의 강철과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한국, 일본, 호주는 (관세 면제 희망이 깨졌음에도) 아무도 보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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