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총통 "작년 중국 스파이 64명 기소, 대부분 군인…'계엄 상징' 군사법원 부활"
[타이베이(대만)=AP/뉴시스]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대만 국경절인 지난 10월10일 타이베이의 총통 관저에서 연설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22일 라이칭더 총통이 30일부터 12월6일까지 마셜제도와 투발루, 팔라우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11.22. /사진=유세진 |
중국의 대만 합병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3일 군의 중국 스파이 척결을 목표로 "군사법원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이 대만 내 범죄단체, 언론인, 전·현직 군경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포섭했다"며 "이들은 우리 내부에서 분열과 파괴, 전복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지난해 총 64명의 중국 스파이를 기소했으며, 이는 2021년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또 스파이 대부분이 "현직 또는 예비역 군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로 인해 우리가 힘들게 얻은 자유, 민주주의, 번영이 사라질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지난 2013년 폐쇄된 군사법원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은 1949년 국공내전을 이유로 군사 계엄령을 발령하고, 1987년까지 38년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설립된 군사법원은 2013년까지 운영됐지만, 2013년 군내 의문사 사건을 계기로 폐지된 바 있다.
하지만 대만은 중국 스파이 대응을 위한 17개 전략을 소개하면서 군사재판법을 전면 개정해 군사법원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군 판사들이 일선으로 복귀해 현역 군인 관련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데 있어 검찰 및 사법 당국과 협력할 수 있도록 군사 재판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내 반역, 적 방조, 기밀 유출, 직무 유기, 불복종 등의 범죄가 군사법원에서 다뤄지게 된다.
대만 정부는 중국 본토인의 대만 방문 및 거주 신청도 엄격하게 검토하기로 했으며, 중국에서 공연하는 대만 배우와 가수들의 '성명과 행동'에 대한 지침도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대만 연예인들에게 친중국 발언을 압박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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